매일신문

정씨 횡설수설.돈준부분만 명확히 진술

20일 오후 슬롯머신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박철언의원에 대한 2차공판이 열린서울 서초동법원청사는 지난6일 1차공판때보다 훨씬 수가 늘어난 약 6백명가량의 지지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들은 대구에서 12대의 관광버스를 타고온 사람들과 군산, 부산등지에서 승용차편으로 일부러 상경한 사람들이었다.이날 정덕진.덕일씨 형제와 홍성애여인이 증인으로 출두하기로 돼있는등 관심도가 높은 탓인지, 찌는듯한 열기속에서도 방청객들은 3시간20분동안 진행된 공판을 줄곧 경청했다. 그러나 정작 관심을 집중시킨 장본인인 홍여인은13일 출국, 미국에 체류중이라는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o...이날 오전 2차공판을 끝낸 정덕진씨는 수의차림으로 나와 먼저 진행된검찰측 증인신문에서 박의원의 공소장에 있는 내용과 거의 일치하는 진술로일관.

변호인측은 정씨에게 검찰에서 박의원과 홍여인의 이름을 맨처음 댄 시점(5월12일)보다 검찰측의 홍여인에 대한 내사가 시작된 시점이 더 이른 점을 지적하며 [검찰의 수사가 박의원을 미리 표적으로 잡아놓았던 것이 아니냐]고추궁. 변호인측은 이어 5월10일 오후5시로 기록된 은행감독원이 검찰에 보낸홍여인 은행계좌추적결과를 보이면서 검찰측 주장의 문제점을 지적.변호인측이 [하필 박의원에게만 10만원권과 현금으로 준 이유는 무엇이냐]를묻자 정씨는 [세무사찰로 가명통장까지 모두 압수당해 은행에서 돈을 찾을수가 없었다]고 답변. 그러나 정씨는 이날 [가명계좌라는 말조차 모른다] [업소의 하루 수입이 얼마인지 잘 모르며 돈세탁이라는 말도 검찰조사때 처음 알았다]는 등 횡설수설을 반복.

이에 변호인측은 정씨가 박의원에게 5억원을 주면서 돈을 구할 수 없었고 매장에서 들어온 돈도 모자라 동업자 오석구씨에게 3억원을 빌리고는 보름후인90년10월말 한일은행에 9억여원을 일시불로 갚은 사실을 지적하며 [그 돈은무슨 돈이냐]를 추궁. 정씨는 이에대해 [주위에 깔아놓은 5억, 7억원등 빚을받아 갚았다]고 대답.

정씨가 [가명계좌를 본적도 만든적도 없으며 돈관리는 이부영이 다했다]는진술이 나오자 변호인측은 정씨의 5월3일 구속당시 세금을 피하느라 자신과덕일씨가 직접 돈관리를 했다는 검찰신문조서와의 차이점을 지적. 정씨는 이에 [당시조서는 검찰측에서 {약속}을 어기고 나를 하루 빨리 잡는 바람에 눈이 뒤집힐 지경이어서 잘 모르겠다]며 조서의 내용을 부인. 순간 방청석에서는 야유소리와 웃음이 함께 터지기도.

변호인측은 이 사실을 들고 나와서는 [증인은 칼날의 양면을 들고 있다]며[증인이 위증을 하거나 아니면 검찰측이 공문서(신문조서)를 위조한 것]이라고 공박. 변호인측은 이어 [어떻게 동업자끼리 3억이라는 돈을 빌려주면서 어디 쓰는 돈인지도 모르는데 세기도 힘든 10만원짜리 헌수표 3천장을 빌려주겠느냐]고 따지자 정씨는 [당시 쇼핑백에 든 돈을 확인하지 않았다]고 얼버무렸다.

o...이날 홍여인의 불출석을 두고 검찰과 변호인 사이에서 설왕설래. 변호인측은 홍준표검사에게 홍여인의 출국사실을 재확인하고는 [홍여인은 가장 중요한 증인인데 그녀를 소환, 출두시킬수 있는가]라고 묻고 [박의원의 여비서까지 출국금지조치를 내려놓고 홍여인은 출국했다는데 우려를 표한다]고 검찰측을 의심.

홍검사는 이와 관련, [홍여인은 박의원과 공범관계라는 의심이 가서 출국금지시켰다가 이를 해제, 지난 6월15일부터 보름간 미국을 다녀오기도 했다]며[증인에 대한 출국금지 사례는 없다]고 검찰측과 홍여인의 출국이 무관함을해명.

이날 공판에서는 정덕진씨에 대한 변호인측의 증인신문에만 3시간 가까운 시간이 소요, 정덕일 이부영씨(경리담당 상무)등 다른 증인에 대한 신문은 3차공판(8월10일)으로 순연.

방청객들은 변호인단의 신문에서 박수를 치며 [옳소]를 연발했고 정씨의 진술내용에 앞뒤가 맞지 않는 부분에서는 웃음과 야유를 보내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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