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얼굴이 조금씩 일그러지고 있었습니다. 또다시 고통이 찾아오고 있는 모양입니다. 주사 한대만 놓으면 엄마의 고통도 사그라들고, 엄마를 보는내마음도 덜 아프겠지만 엄마를 잠시라도 내 곁에 더 두기 위해서는 주사맞는 시간의 간격을 늘릴 수밖에 없습니다. 가엾은 엄마...}자궁암, 직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어머니를 5년여동안 간호하며살고있는 소녀가장 최정은양(12.부산 금정국교6년)의 일기가 책으로 나와 화제.
{엄마야 정은아 강변살자} {종이학 천마리}등 최양이 시한부인생을 이어가고있는 어머니 강순애씨(44)를 간호하면서 써온 일기 25편을 묶어 {슬픈 숲에서 부르는 노래}라는 제목으로 펴낸 이책에는 소녀가장의 눈물겨운 사연이 담겨 있다.
태어난지 한달만에 아버지로부터 버림받은 최양은 행상을 하던 어머니와 함께 살아왔다.
어려운 하루하루를 이어가던 이들 모녀에게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운 것은 지난86년. 최양이 국민학교에 입학하던 그해에 어머니 강씨몸에는 자궁암의 종양이 자라고 있었고 이후 암세포가 번져 직장암까지 걸리게 됐다.강씨가 드러눕자 단 한푼의 수입도 없는 모녀에게 동사무소에서 지원되는 극빈자 생계비는 고스란히 약값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약값이 너무나 비싸 치료제는 아예 포기한채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통증을 이겨내기 위해 최양이 직접 어머니에게 진통제주사를 놨다. 그때 최양의 나이일곱살.
[...나는 그제서야 엄마가 나에게 주사를 놓아 달라는 것임을 알았습니다.상자에 든 진통제와 주사기가 보였습니다. 나는 그만 두려움에 엉엉 울었습니다...]
이때부터 시작된 최양의 간호사생활은 올해로 5년이 넘었다. 그새 어머니의엉덩이에는 더이상 바늘 꽂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바늘자국으로 멍들어 있지만 지금도 최양은 하루에 7차례씩 어머니에게 진통제를 주사하고 있다.최양의 소원은 어머니에게 주사를 한대라도 덜 놓는 것. 진통제를 맞으면 맞을수록 어머니의 생명은 시들어간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요즈음 최양은 종이학을 접고 있다. 어디서건 예쁜 종이만 보이면 학을 접는다. 종이학 천마리를 접으면 소원이 풀린다는 이웃집 언니의 말을 믿고 있는것이다. 종이학을 접으면서 최양은 어머니의 건강회복을 빌고 또 빈다.최양의 갸륵한 효심이 알려지면서 지난 어린이날에는 보사부장관으로부터 모범 어린이상을 받기도 했고 최근에는 도움의 손길이 쇄도하고 있다.또 며칠전에는 어머니 강씨의 병세가 기적적으로 호전되고 있다는 병원의 진단도 나왔다.
12살바기 천진난만한 소녀의 기도가 받아들여지고 있는지도 모른다.정은이는 오늘도 부산시 금정구 장전2동 산38 4평 남짓한 보온담요로 지은가건물에서 어머니 병구완에 열심이다.
한편 최양의 일기 {슬픈 숲에서 부르는 노래}를 발간한 소담출판사(대표 이태권)측은 [책의 판매수익금은 최양 어머니의 치료비로 사용할 예정]이라고밝혔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