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단자살.마피아 극렬테러 딜레마"

최근 이탈리아 기업가 2명이 부패스캔들 연루와 관련, 당국수사착수 언론보도 충격에 따라 자살한지 며칠후인 지난27일 마피아범행으로 추정되는 대규모차량폭탄테러가 로마와 밀라노에서 발생, 사정당국은 심각한 곤경에 빠져있다.물론 기업가들의 자살과 폭탄테러는 전혀 성격이 같은 사안이라고는 할 수없으나 일단 사정개혁작업을 둘러싼 결과론적 행태라는 점에서 사정작업의 강도.실체에 대해 검증을 해야할 단계라는 데 일부 여론의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고 볼 수있다.

지난20일 자살한 이탈리아 국영에너지회사 ENI사 가브리엘 레 칼리아리 사장의 경우 예비구금단계에서 평생 쌓아온 명예와 자존심이 심히 훼손된 충격으로 목숨을 끊었다. 23일 권총자살한 이탈리아 복합기업 페루치 그룹의 라울가르디니 전회장은 자신의 정치자금 연루사살이 보도되자 다음날 자택에서 생명을 스스로 단축한 것이다. 이같은 일련의 자살행위를 놓고 이탈리아 사정당국은 과감한 사정한파가 자칫 무고한 공인이나 기업가들의 소신과 창의력을위축시키고, 심지어 목숨까지 버리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은 본말이 전도되는현상이라면서 현재의 강드라이브추세를 적절하게 조률할 것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때를 같이 해서 터진 27일의 폭탄테러는 기업가들의 자살을 둘러싼 신중한 노선 채택의 사법당국에게는 정면도전적인 '마피아식 공권력 무력화'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5월27일 플로렌스시 우피지미술관 폭탄테러(당시25명의 사상자 속출)를개시로 사법당국의 사정의지를 시험해보려는 마피아측은 더욱 거센 사정열기에 맞서 '제2.제3의 테러'를 호시탐탐 노려오던 참에 27일을 거사일로 잡고로마.밀라노에서 동시에 테러를 가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여론은공권력의 '후퇴'내지는 '답보상태'의 우려가 현실화되면 이탈리아 고질병은이제 영원히 치유될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질 것으로 진단, 거세게 일어서고있다.

29일 현재 전직 5명총리와 2천7백여명의 정치인.공무원.실업가들이 이미 교도소에 갇혀 있거나 조사중에 있는 이탈리아 사정개혁은 그야말로 수구세력위협에 굴복할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많은 희생을 무릅쓰고 발본색원할 것인가를 놓고 양자택일의 기로에 서 있다고 볼 수 있다. 가증스럽게도 테러범들은 이번처럼 향후 선조들의 유산과 보고가 깃든 '성당과 미술관'등을 주 대상으로 인명살상을 감행할 공산이 커지고 있어 그만큼 정부당국의 고심은 깊어만 가고 있는 것 같다. 이런 추세로 나가면 이탈리아 문화 유산은 거의 소멸되고 말 것이라는 실의에 빠진 공인들과 문화애호인들의 탄식은 정부 당국의개혁 집착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구세력(마피아.구체제정치.경제인들)들의 공조체계로 그야말로 최대난파 위협에 빠진 이탈리아 사정돌풍이 과연 용두사미가 아닌 역사적 과업으로 이어질지는 이제부터 두고볼만 하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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