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국제사회 일역할 논란 일듯-두건물 다른국가관

55년체제 이래 최대의 정치 대격변에 흥분하고 있는 일본의 일부관측통 가운데는 {고노와 오자와의 대결시대가 열린다}는 주목할 만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비자민연립정권이 들어서면 새로 자민당총재에 선출된 고노 요헤이(하야양평)와 신생당 간사장 오자와 이치로(소택일낭)의 치열한 대결장이 될것이라는 것이다.신생당이 자민당에서 탈당, 총선에서 막강한 세력으로 등장하기까지가 대결의 제1막이었다고 구분한다. 즉 자민당내 구다케시타파의 카지야마 세이로쿠(미산정뉴)간사장을 중심으로 하는 주류와 오자와전간사장을 중심으로하는 비주류의 대립에서 빚어진 {정변}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이제 자민당의 고노 신총재와, 비자민연립정권의 산파역이며 사실상 최고실력자인 오자와 간사장의대결이 막을 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대결은 그러나 인물의 대결이라기보다는 국가관과 정계재편을 둘러싼 공방이 될것이라는 점에서 일본의 국가장래에 직결되는 중대 분수령이 예상된다는 주목할 만한 전망이다.자민당의 고노총재는 지난30일 당선이후 줄곧 비자민연립세력을 강하게 비난해오고 있다. {비자민세력들은 왜 뭉쳤는지 모르겠다}며 서로 다른 색깔을 뒤섞은 잡탕체질을 꼬집는가 하면 {사회당이 포함되어 안보.방위문제를 자민정권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말을 누가 믿고, 안심할수 있느냐}고 가장 큰 약점을지적했다. 고노총재의 비자민세력에 대한 파상공격은 여론을 환기시켜 균열을 유도함은 물론, 자민당내 결속을 꾀하려는 것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그의비난발언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핵심부분이 있다. 그것은 {극히 국가주의적색채가 짙은 정치운영을 기도하는 세력}이라고 비난한 대목이다. 이는 바로신생당, 그중에도 비자민세력을 실질적으로 {조종}하고 있는 오자와간사장을겨냥한 발언이다.

오자와 신생당간사장이 사실상 비자민세력의 중추라는 점은 중립을 견지하던일본신당과 신당선구를 끌어들이고, 일본신당의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대표를 총리후보로 옹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확인됐다.비자민세력은 38년 자민정권하에서 {만년야당}에 만족해오던 그룹이어서 집권경험은 물론, 막후조정력도 미미하다. 오자와의 평가를 빌리면 그야말로{별 볼일 없는 오합지졸}들이다. 그래서 정계분석가들 대부분은 비자민연립정권이 출범해도 실제로는 유일한 집권경험을 가진 신생당에 의해 특히 신생당의 최고실력자인 오자와에 의해 좌지우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고노 자민당총재는 이를 경계하는 것이다. 그가 오자와의 국가관에 알레르기반응을 보이는 것은 정치대국 지향성 때문이다. 이른바 {오자와구상}으로 알려진 일본개조론은, 일본정치를 보수2당제로 개편, 정권교대가 가능한 정치시스팀을 만들고, 국제사회에 군사력을 포함 보다 적극적으로 진출, 간여함으로써 경제 뿐만이 아닌 정치대국이 돼야한다는 내용으로 요약된다. 그의 구상이갈수록 관심을 모으는 것은 군국주의를 경계하는 주변국들의 불안 때문만은아니다. 자민당 분열에 의한 신당붐에 이어 비자민연립정권현실화, 그리고비자민각당의 집산에 의한 {신신당}이 차츰 현실감을 띠어가는데 기인한다.오자와는 호소카와 수상후보의 입각요청을 거부한 것으로 보아, 앞으로 계속막후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생각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것은 가네마루(금환신)의 심복이었다는 약점 때문이지만, 정치구조개편을 위해서는 막후에서진력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는 것이다.

오자와의 이처럼 대담무쌍한 발상과{잠행}을 고노총재가 위험천만하다고 판단하는 건 당연하다. 미야자와(궁택희일)총리와 마찬가지로 호헌을 소신으로삼고있고, 국제공헌에 대해서도 군사력 참여배제등 한정적공헌 입장인 그에게는, 더욱이 자민당 분열과 비자민각당의 결집에 의한 신신당을 꾀하는 언행에 경계를 촉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 때문에 비자민연립측과의 대결자세를 강화, 다시말해 오자와-고노의 국가관을 둘러싼 공방이 격화 될 것이라는전망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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