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필자는 부정부패의 재발을 우려하는 칼럼을 썼는데 독자로부터 반발이 있었다. 경북 도내의 어느 관서임을 밝힌 그는 자기네는 말단공무원인데모두가 내 글을 읽고 섭섭하게 생각하고 있고 [교수들은 부패하지 않았는가!]등등 여러 의견이 나왔기로 이를 알린다고 했다. 그는 자기네들은 열심히 일만하는 선량한 공무원이고 그런 공무원이 대다수인데 내 글을 읽으면 마치 모두가 부패했다는 것 같아서 언짢다고 했다.지난날의 부패는 각계에 만연했던 것이 사실인데 흔히 공무원이 화제에 오르는 것은 그들의 중요성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특정 대상에 대해 필자는 지탄했었다. 무수한 모범공무원이 있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모를리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당연한 것이다. {모범공무원}이란 말이 생겨나고 그들이 미담의 대상이 되는 것은 모범이 못되는 공무원들이 많았다는 사실의 반영에 불과하다.부패한 공무원이 아직 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인데 그들은 선량한공무원들의 최대의 적이다. 소수의 그들 때문에 모든 공무원이 누명을 쓴다.그런데 이름이 같은 {공무원}이라 해서 [우리 공무원을 왜 건드리느냐?]하는 단결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 이는 마치 요사이 {율곡사업} {돈주고 별달기}등등으로 군에 수술칼이 닿자 [우리 군을 이렇게까지 해도 가만히 있어야 하나]하고 반발을 하는 장성들과 같다.
부패한 공무원들은 부패균과 같고 씨나 누룩과 같아서 온 사회를 삽시간에부패시킬 수 있다. 그들은 이권 부서나 직책으로 전전하며 거기서 부패의 온상을 벌인다. 청렴치 못한 사람일수록 그 자리에 앉게 마련인것은 그런 그들을 골라 그 자리에 앉히는 상관과 돈을 갖다 주는 업자들이 있기 때문이다.이 삼자는 조직적인 공범이다. 이처럼 부패는 조직적이므로 그 고리를 끊자면정말로 연구를 많이 해서 제도적으로, 조직적으로 개혁을 해야 한다. 작은뇌물로 큰 이득을 얻게 되는 부조리를 그대로 두고 뇌물은 주지도 받지도 말라고 타이른댔자 별 효과가 없다.
부패한 소수가 사회분위기를 전적으로 지배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늘 겪어왔다. 건전한 사회라면 소수가 온 사회를 검게 물들일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사회는 악한 소수가 지배력을 가지게 된다. 이는 마치 하천이자기정화력이 있을때에는 오물이 들어가도 별 탈이 없지만 자정력이 없으면오물이 하천을 죽이는 것과 같다.
모범공무원들은 하천에 오물이 들어오는가를 극히 경계해야 한다. 오물이 그들의 원수임을 알아야 한다. 필자는 지난번 칼럼에서 그 오물을 지탄했다. 오물에 해당하는 공무원들은 스스로를 잘 알기 때문에 내 글을 읽고 반발을 했을리가 없다.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했는데 이는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라는 말과 같다. 공무원이라해서 다 {우리}거니 생각해서는 안된다.공무원들이 싸울 투쟁의 하나는 공무원 사회안에 있는 배신적 소수와의 싸움이다. 일종의 {자기와의 싸움}이다.
걸핏하면 동네 북처럼 얻어맞고 휴가를 반납하는 등 희생을 요구받으면서도고통분담이라 하여 봉급은 오르지 않는 공무원들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나 자신 공무원이다. 개혁의 주체인 정부가 하는 일에도 흠이 있음은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간에, 개혁을 해서 건강해져야 살수 있다는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기도 듣기도 싫은 소리를 하는 까닭이 거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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