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 데스크-공약과 공약

공자는 법치보다 덕치를 강조한 사람이다.어느날 자공이 정치의 요체가 무엇이냐고 묻자 공자는 "식량을 풍부하게 마련하고 군비에 손색이 없게하며 국민으로하여금 정치를 신뢰토록 할것"등 세가지라고 답했다.

자공이 이 셋가운데 부득이 하나를 버려야한다면 어느것을 버리겠느냐고 묻자 공자는 "첫째는 군비 둘째는 식량 마지막이 정치신뢰"라고 답했다.결국 국민의 신뢰가 없는 정치는 근본이 없고 국가존립자체가 위태로워진다는 뜻이다.

대구동을선거를 하루 앞두고 지난18일간의 선거전을 지켜보면서 문득 공자의이말이 생각나는 것은 아직도 정치인들이 거짓말을 함부로 하지않느냐는 우려때문이다.

선거일공고 직후 여야사무부총장들이 국지전을 선언하면서 '중앙당자체지원합의문' '공명선거실현다짐'등에 서약했으나 약정은 며칠안가 깨어졌다.또 돈안쓰고 깨끗한 공명선거를 하겠다던 후보들이 물밑에서 금품을 살포하는등 탈법을 일삼는 구태를 보인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믿음이 없는 곳에는 부신이 판을 친다.

이웃 가족 크게는 국가간에 믿음이 없다면 어떻게 되겠는가.운동경기에서도 룰을 정하는 것은 하나의 약속이고 믿음이다.그런데 문민정부에 들어서 그 믿음이 이번 보선을 통해 허물어지는 듯해 마음이 무겁다.

지난 90년 대구서갑보선때 '대통령의 정치권확보에 대한 신임'이라는 의미를부여하면서 정부여당과 야권의 대리전 형태로 비약, 사상유례없는 저질정치드라마를 연출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지금 동을에서 벌어지고 있는 선거전역시 문민정부의 '집권기반 재확인'이란의미로 이또한 대리전으로 비약하고 있으니 묘한 느낌이 든다.선거전에서 후보자들이 유권자를 끌어들이는 주요인중 하나가 선거공약이다.이번 동을보선에서도 선거공약은 봇물터지듯했고 특히 여당후보지원용 각종선물보따리는 여느때보다 굵직굵직했다.

예결위원들이 내구해 반야월저탄장이전 예산3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고서대구화물역도 백지화발표이후 얼마안돼 번복했다.

대구선철도이설도 당차원서 발표했다가 실무부서에서는 "검토한 바 없다"고밝히는 해프닝이 벌어졌으며 삼성자동차공장 대구유치, 지하철국고지원, 그린벨트규제완화등 일련의 발표가 동을선거와 무관하지 않다는게 시민들의 얘기다.

대구시 역시 이번선거를 계기로 예산과 숙원사업의 국고지원을 많이 끌어오려는건 이해가 간다.

문제는 이같은 선심공약이 과거 각종선거때처럼 '공약'이 돼서는 안된다는사실이다.

문민정부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태어난 정부다.

그 정부가 과거처럼 "그것은 선거용이니까"하고 거짓말을 해서 될것인가?새정부 6개월간 사정, 부패척결의 회오리속에서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잘될것이다라는 기대감으로 충만했다. 결과 한때 지지율 90%라는 웃지못할 현상까지 불거졌던 것.

그 정부가 보궐선거란 시험대에서 거짓말을 함부로 했다면 결과는 여당후보가 낙선되는 것보다 훨씬 큰 상처를 입을것이 자명하다.

민심은 바람과 같은것. 사소한 실수가 지지율을 50%로 혹은 그 이하로 반전시킬수도 있는것이다.

정부는 선거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것이 대구시민의 정서임을 인정하고 선거기간 발표된 공약은 반드시 지키는 노력이 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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