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엑스포조직위 관람객 숫자에만 관심

엑스포 개막을 1주일쯤 앞두고 엑스포조직위원회는 [관람객이 당초 예상한1천만명을 넘어 1천3백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며 튀기기에 신이 나 했다. 역시 아니나 다를까, 태풍 {로빈}의 북침에도 평일인 9, 10일의 관람객수는 조직위의 예상대로 차고 넘쳤다. 11일엔 개장최대를 기록했다.사실 전국에서 몰려든 엑스포 관람객들중에는 엑스포를 보지 않으면 큰 일이라도 날듯 필사적인 관람자세를 보여 조직위의 이런 예상을 가능하게 하는데일조한다. 그러나 일부 인기관(?)에 관람객이 몰리는가하면 단순한 관광이상의 엑스포참가에 대한 참뜻을 외면하는 더 많은 관람객들을 볼때 과연 1천만명의 목표(?)가 구태여 달성돼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사실 이들 전시관들은 하나 하나 만져보고 챙겨보아야 할 많은 과학기술들이전시돼 있다. 그냥 영화관에서 스릴있는 영화 한편 보고 나오는 것과 엑스포에서 과학기술을 인식하고 배우는 것은 천양지차가 있다. 이건 관광지의 어떤문화재산을 흘깃 스쳐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엑스포란 관광이 아니다.한꺼풀 더 벗기고 보면 이들 {엄청난 볼거리}들은 결국 대부분이 외국의 기술이요 수준인 것이다. 우리 자본을 들여 우리나라에서 외국의 첨단과학기술을 우리 국민들에게 구경시켜주는 것이다. 심하게 말하면 조직위는 {엑스포개최}란 명분을 지키고 기업들은 엄청난 투자액만큼의 실리를 챙겨야 하는 이율배반속에 {관람객 1천만명}의 실체가 숨어있는 것이다.말하기 좋아 국민과학교육이라지만 과학기술을 무슨 벚꽃놀이나 단풍구경처럼 관광으로 여겨서는 곤란하다. 특히 학생들이나 지역단위의 단체관람객들이무작정 엑스포회장에 입장해서 무얼 할 것인가. 입장료는 냈으니, 안에 들어가면 모두 볼 수 있으니 실컷 구경하고 정해진 시간에 대기시간에 모이라는터무니 없는 엑스포관광은 엑스포관람객 1천만명 돌파에는 도움이 될 지 모르나 엑스포의 성공적 개최와는 사실 무관한 이야기다.

오늘도 엑스포회장은 문열기 전부터 수만명이 줄 서 있고 학생들을 포함한단체관람객들은 정문이 복잡하도록 입장하고 있다. 그러나 전시관들은 각기한정된 수의 관람객들만 입장시킨다. 그속에 포함되기 위해서는 줄서 기다려야 한다. 그들이 눈으로 보고싶고 손으로 만져보고싶은 과학기술을 어떻게 체험시킬 것인가. 엑스포를 엑스포답게 하자. 더이상 관람객수에 승부를 걸지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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