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바라기씨를 심자. 담모롱이 참새 눈 숨기고/해바라기씨를 심자. 누나가손으로 다지고 나면/바둑이가 앞발로 다지고/괭이가 꼬리로 다진다? 해바라기는 첫시약시인데/사흘이 지나도 부끄러워/고개를 아니든다. 가만히 엿보러 왔다가/소리를 깩! 지르고 간 놈이-/오오, 사철나무잎에 숨은/청개구리 고놈이다}(정지용 동시 {해바라기씨}중에서)30년대 우리나라 대표적 모더니즘 시인인 정지용은 생전 모두 10여편의 동시를 남겼다. 그러나 80년대말 해금이전이나 그이후나 지용의 시에 대한 연구및시전집발간등 활발한 재조명작업이 있었지만 동시에 대한 연구성과는 그리많지 않은 실정이다.
이달에 발행된 한국아동문학인협회 기관지 {한국아동문학} 제5집은 정지용의동시세계를 특집으로 다루고 지금까지 알려진 동시 32편과 성기옥 김학선 살찬석씨의 정지용 동시작품론을 실어 이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있다.지용은 26년 문예지 {학조1호}에 동시 {서쪽하늘} {띄} {감나무}등 5편을 발표한 이후 {신민} {청소년} {학생} {문예월간}등 문예지를 통해 모두 16편의동시를 발표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시로 분류돼 시집에 실려있으나시상전개와 구조상 동시임에 틀림없는 작품이 다수있고 간혹 재발표 동시도눈에 띄어 이를 모두 포함시키면 작품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지용의 동시는 동심적 서정의 주체인 시의 화자가 거의 어린이로 설정돼 있는게 특징이다. "동심 그자체로서의 세계를 추구한 그의 동시성격은 이른바동요황금시대라 불리는 1920년대 동시의 감상적 동심주의 경향과는 다소간 거리를 두고 있으며 동심지상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게 성기옥교수(이화여대.국문학)의 분석이다. 그의 작품에는 어줍잖은 교훈성의 제시라든지 목적이 드러나는 주제의 동시는 찾아볼 수 없고 철저하게 동심의 바른 파악에서 비롯된성격이 분명한 동시밖에 없다. 20년대후반 정형률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동시를 쓴 지용이 문단내에서 그리 주목을 받지못한 것은 워낙 동요의 흐름이 거세었고 아동문단을 압도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지만 그의 많지않은 동시작품에도 불구, 문학성이 뛰어나고 당대 어떤 문인들보다 독특한 동시의 문학적 공간을 형성해놓은 작가라는 평가를 연구자들은 내리고 있다. 자아와 대상간의 심미적 거리조정이라는 기본적 특질을 보여준 동시인인 지용은 45년나중에 납북빌미가 된 좌익계의 문학가동맹 아동문학분과위원장으로 추대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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