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옐친 올가을 조기총선 시사

(모스크바.송광호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12일 최고회의(의회)가 총선날짜를 확정하지 않을 경우 자신은 러시아의 정치적 마비상태를 종식시키기위해 올가을 총선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옐친 대통령은 또 내각에 대해 의회가 앞서 통과시킨 적자예산안을 묵살하고대통령실이 마련한 특별지침에 따라 업무를 수행할 것을 지시함으로써 최고회의의 입지를 크게 약화시켰다.

이에대해 최고회의는 '준쿠데타 상황'이라고 반발하면서 옐친의 권한을 대폭축소하는 내용의 헌법개정안에 지지의사를 표명하는등 강경 대응입장을 천명함으로써 러시아의 권력투쟁이 최악의 국면으로 돌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옐친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총선은 반드시 올가을에 실시돼야한다"면서 의회가 자체적으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직접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와관련해 오는 9월 "러시아에 결정적인 정치적 격돌이 있을것"으로 전망하고 이를 위해 8월의 나머지 기간을 내달의 정치적 격돌을 준비하기위한 시기로 이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옐친의 이번 발언은 특히 대통령이 총선실시 권한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현행헌법에서 크게 벗어나는 초법적인 내용이어서 최고회의와 일대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옐친이 최고회의의 반대를 무릅쓰고 총선을 실시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기자들에게 "유권자들에게 현정부와 인민대표대회(비상설의회)간 권력투쟁으로 야기된 정치적 마비상태를 타개할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서는 올가을선거는 반드시 치러져야한다"고 설명했다.

옐친의 최대정적인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 의장은 앞서 조기총선 실시에 원칙적인 동의를 표시했으나 대통령 선거와 동시에 실시하되 양대선거는오는 94년중에 치러져야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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