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동을보궐선거가 무소속 서훈후보를 택하고 그막을 내렸다.이로써 지난6월말 박준규전의장의 의원직사퇴로 불기 시작한 보선열풍도 8월장마비에 씻겨 떠내려갔다.그러나 여야정치권은 개운치 못한 것 같다. 무소속 서후보의 당선이 대구시민들의 {복잡한 심사}를 반영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어 대구의 정치기상도가장마뒤에도 맑은 날씨로 이어질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선거운동의 제약등 온갖 불리한 조건에 놓여있는 무소속 후보를 선택한 동을유권자들의 속마음은 무얼까.
여야정치권은 이곳 유권자들의 선택을 여러 각도로 분석하며 긴장하고 있다.특히 대구지역 민자당현역의원과 지구당위원장들은 이번 보선결과가 15대총선으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
동을보선에서 민자당의 패배는 자업자득의 인상이 짙다. 대구.경북지역 현역의원들을 동별로 대거 투입하는등 필요하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고서도민자당이 무너진 원인은 무엇인가.
민자당의 패인은 자만과 대구민심에 대한 몰이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은 무리한 선거운동으로 요약될 수 있다.
민자당은 박준규전의장이 사퇴하자, 공천자로 내정한 김종한대구시지부사무처장 대신 경북대 노동일교수를 후보로 공천했다.
민자당은 노교수를 공천하면서 "지역연고가 있는데다 참신한 개혁적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노교수는 개인적 자질과 역량을 떠나 대구는 물론동을지역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었다. 이 때문에 노교수는 3차례의 합동유세에서 지역연고를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했으나 역부족이었다.이러한 무명에 가까운 노교수 공천은 동을유권자들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누구든 민자당공천만 주면 당선시켜줄 것으로 믿은 민자당에 동을유권자들이 일격을 가한 것. 노교수는 출생지인 립석동에서조차 서당선자에게 밀렸다.다음 대구민심에 대한 몰이해다. 김용태 민자당선거대책위원장도 개표결과완패로 드러나자, "이제야 대구민심을 읽을 수 있겠다"고 말해 새정부의 {개혁의지}가 대구시민들에게 심정적으로 침투되지 못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한것으로 보였다.
이번 보선에서는 민자당의 선거운동방법에도 문제가 많았다. 중앙의 권해옥사무부총장, 직능조직을 담당한 김한규 대구시지부장, 지구당 조직을 맡은 김용태선대위원장으로 선거조직이 삼원화돼 체계적인 지휘가 이뤄지지 않았다.더욱이 민자당은 노후보개인에 대한 유권자홍보에는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오로지 당원교육과 간담회를 통한 조직선거에만 매달려 결국 금품살포시비에휘말리는 결정적인 자충수를 둔것.
민주당도 이번 보선에 임하는 자세가 무모했다는 측면에서는 민자당과 다를바 없었다. 동을지역구의 특성을 무시하고 안택수후보를 뒤늦게 공천, 선거전에 뛰어들었으나 최하위에 머물렀다.
지역기반이 호남에 편중된 민주당으로서는 이번 동을보선이 령남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그러나 민주당은 당초 일부 이지역 민주당인사들이 강력히 요청한 당선자 서훈씨를 공천않고 안후보를 내세워 대구지역의 일부 지구당위원장들로부터 "당지도부가 선거패배의 책임을 져야한다"는 비난을 들을 수밖에 없는 형편에 놓였다.
이 때문에 이기택대표를 비롯한 민주당지도부는 대구지역에 민주당지지율을올리고 15대총선을 기약하려면 다시 엄청난 노력과 세월을 투자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동을보선에서 짚고 넘어가지않을 수 없는 부분은 여야중앙당의 과잉개입으로인한 과열혼탁 양상이다. 특히 민자당측은 새정부의 사정과 개혁에 대해 미묘한 반응을 보인 소위 {대구정서}를 의식, 총력전을 펼치면서 청중동원, 선심공약, 금품살포등 온갖 시비에 휘말렸다. 그래서 새 정부들어 세번째로 치른 보선중 가장 극심한 타락양상을 보인 선거라는 비난을 야당으로부터 받아야 했다.
아무튼 동을보선은 그동안 {여당생리}에 길들여진 대구주민들이 여당에 대해비판적 태도를 취했다는 점에서 향후 지방의원선거, 15대 총선등에서 이떠한변화를 보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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