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동아 콩쿠르

동아무용콩쿠르를 두해에 걸쳐 심사하면서 여러가지 느낀점이 많았다.첫해에는 출연자 대부분의 움직임이 일률적인데 놀랐다. 그중 특정한 몇 동작을 많은 무용수들이 똑같이 추고 있었는데, 그것은 분명한 모방이었다.그 동작이 어느 안무가의 안무인지도 모른채 동아콩쿠르뿐 아니라 무용공연에서도 특정동작이 눈에 띄게 남자무용수들 사이에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었다.그것은 {젊은 남자와 죽음}이라는 장 콕토의 글을 롤랑쁘띠가 안무, 루돌프누레예프가 춘 것이었다.1968년 누레예프가 러시아에서 망명한 직후 그의 황금기에 춘 걸작으로 알려진 춤이었으므로 금방 알아볼 수 있었다.

또 한 동작은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춘 춤에서 나온것이었다. 더욱 놀라운것은 그것이 모방인줄 알면서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고방식이었다. 어느 안무가의 작품을 출때에는 반드시 그 안무가의 이름을 밝히는 것이 상례이다.출연자의 대부분이 어려운 동작을 나열, 몸을 다칠것 같은 자해에 가까운 무리한 움직임을 함으로써 그러한 것이 잘추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예술은 고도의 테크닉을 필요로 하는 것이지만 테크닉자체가 곧 예술은 아니다.그리고 어려운 동작을 어렵지 않게 보이게 하는 것이 달관된 수준일 것이다.두번째 심사를 한 해에는 지난해의 동작들이 그대로 반복되고 있었다. 또한남자무용수들은 공격적이고 저돌적인 동작이 남성적인 춤이라고 생각하는 태도가 여전했다. 그들의 정서가 극도로 결여되어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들의정서를 순화시켜주고 올바른 방향제시를 해주어야 한다는 지도자로서의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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