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번에 마련한 양곡정책개혁방안은 양정의 3대주체 즉 생산자인 농민,소비자, 정부가 안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여 이들 모두가 만족을느끼도록 하자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쌀 과잉생산시대를 맞고 있는 우리나라의 미곡정책은 그동안 생산자인 농민이나 소비자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으며 정부에도 막대한 재정부담을 안겨주었다.
쌀농사를 주요소득원으로 하고 있는 농민들은 해마다 소득보전을 위해 추곡수매량확대, 수매가 대폭인상을 요구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부미방출가의 동결로 시장에서 제대로 쌀값을 받지 못한다는 불만을 터뜨려왔다.또 소비자들은 정부가 쌀의 품질을 구분하지 않은 채 수매.방출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좋은 쌀을 구하기가 어렵다는 호소를 해왔다.
그런가하면 정부의 재정부담은 갈수록 누적되어 지난해 양곡관리기금 결손이1조3천8백억원에 달했으며 이를 메우기 위해 발행한 양곡증권발행잔액이 6조3천억원을 넘게됐다.
결국 정부의 대증요법식 양곡정책이 농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가중시키는 부담을 안게되고 만 것이다.
새정부는 이에따라 양정제도 개선작업에 착수, 지난 5월부터 공청회를 통해의견수렴을 하고 관계부처간 협의를 거쳐 양정개혁방안을 마련했다.이번 개혁방안에서 가장 핵심을 이루는 부분은 무엇보다도 쌀의 민간유통을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이를 위해 우선 쌀이 추수기에 수확하여 다음 추수기까지 1년을 두고소비되는 상품이라는 점을 감안, 쌀값이 계절에 따라 등락할 수 있도록 하는계절진폭을 허용키로 했다.
정부는 이번 양정개혁을 통해 수확기 산지가격을 기준으로 이듬해 단경기에10%, 수확기에 3%범위내에서 쌀값의 등락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초년도인 내년에는 물가영향을 감안, 단경기 7%, 수확기 5%의 상승을 허용키로 했다.전문연구기관들은 그러나 쌀값의 계절진폭은 추수기 쌀값을 기준으로 18%정도는 돼야 하며 그렇게 돼야 농민이나 상인이 쌀을 보관해가면서 시장출하시기를 선택하는 경제행위를 할 수 있게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농림수산부는 당초 쌀값의 계절진폭을 내년부터 최소한 10%는 돼야 한다고주장했으나 경제기획원에서 내년도 물가를 우려함에 따라 7%로 조정됐다.정부는 또 그동안 실시해온 정부미 방출방식을 개선, 정부가 직접 상인들에게 판매하지 않고 농협을 통해 방출하는 방식을 택해 민간유통을 활성화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수매분부터 농협에서 정부가 수매한 양곡을 방출가로 외상인수토록하고 농협은 일정한 계절진폭의 범위내에서 자율적으로 판매할 수 있도록한다는 것이다.
농민단체인 농협은 그동안 일반 도정업체와 동일한 자격으로 정부미를 인수했으나 앞으로는 정부가 방출하는 모든 쌀을 인수하여 자기계산하에 판매하게된 것이다.
정부는 또 쌀값이 폭등하여 가격조절을 위해 정부가 직접 쌀을 방출할 필요가 있을 경우에도 현재와 같은 정가방식이 아닌 공매방식으로 전환하여 품질에 따른 가격차별화를 꾀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이번 양정개혁방안은 농민들에 대한 도움이 크지 않은 반면 일반국민이나 소비자들에게는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킬 것으로 우려된다는 점에서 농민,소비자에 만족을 주지못함은 물론 물가에도 악영향을 주는 개선안이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농민들은 추곡수매량과 계절진폭을 대폭 확대하여 자신들이 얻어들이는 소득이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
쌀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체농가소득의 22.2%, 농업소득의43.7%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아직도 쌀값의 높고 낮음이 농가에 큰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개혁방안에는 농협을 통해 가격조절용 정부미방출을 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자칫하면 농협이 제대로 판매마진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엄청난 적자를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정부는 또 내년부터 양곡관리기금의 운용방식을 전면개편, 양곡관리기금은빚을 갚는 청산계정적 성격으로만 운용하고 양곡관리 운용과정에서 발생하는모든 비용은 재정에서 부담키로 했다.
정부가 산더미같이 늘어나는 양곡증권발행을 중단하는 대신 재정부담을 대폭늘리는 것은 결국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늘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소비자들도 가계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어 쌀값에 대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지만 계절진폭의 허용으로 쌀값이 오르게 된다면 도시 서민들의 가계에주름살을 주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