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독서불감증

해가 갈수록 독서불감증(?)증후군이 늘어나고 있다는 이야기다. 독서불감증이란 말그대로 독서를 해도 소기의 성과를 전연 거두어 들일 수 없는 증세를가리킨다. 이러한 증후군은 대개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유형으로 대별된다는것이다.첫째 아무리 쉬운 책을 읽어도 무엇을 읽었는지 전연 내용파악을 못하는 사람, 둘째 한 권의 책을 끝까지 독파하지 못하는 사람, 셋째 책만 펴들면 머리가 아프거나 졸음이 오는 사람들이 그것이다.

현대를 일컬어 단절의 시대라 한다. 전통과의 단절, 이웃과의 단절, 세대간의 단절등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단절현상이 놓여있지만 문화매체의 단절 또한 여간 심각한 것이 아니다.

예컨대 활자로 정보나 지식을 흡수해온 활자매체의 인간과 텔리비전등으로정보나 지식을 받아들인 영상매체의 인간 사이의 단절현상을 들 수 있다. 활자매체를 통해 살아온 사람들은 오직 책만을 통해 지식과 정보를 찾아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눌러 앉아서 참을성있게 책장을 뒤적이지 않으면 달리 방도가 서지 않는다.

그러나 영상매체에 의존한 사람은 텔리비전이 그렇듯이 거의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정보에 따라서 수용된다. 이 경우 취사선택은 불가능하게 되고, 잡다한 것을 동시에, 또 이질적인 것이 불연속적으로 지극히 짧은 시간에 전달된다. 이 결과 영상매체에 길들여진 사람은 무슨 일이든 지긋이 참고 견디며 해내질 못하므로 독서에서도 현저한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서편제}를 소설로 감상한 사람보다 영화로 감상한 사람이 훨씬 더 많은 것도 혹 이러한 독서불감증에서 빚어진 결과가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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