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황병태 주중대사 인터뷰

황병태 주중한국대사는 한.중수교 1주년을 이틀 앞둔 22일, [중국은 우리가지속적인 경제발전으로 기술우위가 유지될때에는 편한 이웃이 되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에겐 공룡이 될 것]이라고 오늘의 중국을 함축적으로 평가했다.황대사는 이날 한.중수교 1주년을 맞아 본 특파원과의 인터뷰에서 [정말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음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한.중수교 1주년을 어떻게 평가합니까.

*적어도 수교당시 상당수 국민들이 우려했던 남.북한의 분단고착화는 이제기우였음이 입증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남북한의 분단상황에 대한 중국측의이해와 상황대처논리는 우리의 정책과도 기본방향에서 틀리지 않습니다.*중국측이 인식하고 있는 한반도의 상황논리를 우리의 입장에서 어떻게 봐야할까요.

*중국은 남북한을 포함한 한반도 전체를 대상으로 분쟁이나 전쟁을 원치 않고 있을뿐아니라 비핵원칙과 함께 남북대화에 의한 통일방식을 지지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 극적인 상황변화가 있기까지는 이 원칙을 적용할 겁니다.*중국과 북한과의 관계가 향후 어떤 식으로 전개될까요.

*북한의 입장에선 일단 한.중수교로 그들이 표현할 수 있는 불쾌감은 여러가지 형태로 다 나타냈다고 봅니다.

그렇지만 북.중관계도 본질적으로는 변화가 있을 수 없다고 봅니다.우리의 경우, 중국이 현재처럼 북한과 적절한 우호관계와 영향력을 행사하는것이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역설적인 얘기지요.

*수교1년이 지난 현재의 시점에서 한.중 경제교류는 어떻습니까.*간단히 얘기해서 이제 안되는 것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고 봅니다.중국의 인건비 수준이 우리의 10%밖에 안되지만 그들의 노동생산성은 이제한국과 큰 차이가 없을 정도입니다. 문제는 우리의 자본력과 기술수준등 중국과의 비교우위를 어떻게 지켜나가느냐에 있습니다.

*일반 소비재의 대중국수출이 거의 막히고 있는데요.

*상호간에 일차적인 교역만 따지면 불안해집니다. 이젠 한.중 양국이 서로달리 물건을 만드는게 아니라 같이 만드는 시대로 이행해야 합니다.자동차, 전자, 기계, 화공등 분야에서 교역과 동시에 경협이 이뤄져야 하죠.우리의 자본, 기술과 중국의 토지, 노동력등의 상호보완으로 산업의 각 분야에서 서로 얽혀드는 관계가 이뤄져야 우리의 비교우위가 유지가능합니다.*일반적으로 중국을 광대무변한 잠재시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과거 한때월남특수를 연상해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 90년대를 중국특수시대로이끌고 가야한다는 국내의 일반 인식에 대한 견해를 어떻게 보십니까.*전체적으로 맞는 얘기입니다만 이에 대한 사전인식이 꼭 필요합니다. 우선충분조건으로 한국의 기술우위가 꼭 유지돼야 하죠. 이것은 우리의 생명선이나 진배없읍니다. 최소한 5-10년정도의 앞선 기술이 전제돼야 합니다.*수교 2년차를 맞는 현재의 시점에서 무엇에다 역점을 둘 작정입니까.*이제 한.중 관계에서 정치적인 이슈는 없다고 봅니다. 중국의 교과서에6.25관계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지만 양국학자들이 곧 회합, 교과서 수정작업에들어갈 겁니다. 6.25를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가 아니라 역사적인 사실에 대해 감정을 배제한 채 객관화 하자는 데까지 와 있읍니다.

지난7월 호금도 정치국상무위원이 평양을 방문했지만 혈맹이란 말 대신 우방이란 단어를 쓴 사실에 유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방문 인사들이 최근 부쩍 늘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많이 보고가기를 권합니다. 그러나 턱없이 돈을 과시하거나 조선족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행동들은 삼갔으면 합니다.

*부임3개월에 특별히 갖는 소감이 있습니까.

*주중대사라기 보다는 차라리 투자상담역같은 느낌이 더 많군요.황대사는 마지막으로 섬유업계의 중국투자도 훌륭한 대책이 될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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