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돈쓰는 재미

횡재의 기회가 적었던 지난날 우리조상들이 부를 축적하는 방법은 주로 근검절약에 의한 구두쇠작전이었을 것이다. 많은 부자들에게 있어 부는 삶의 목표가 되어버려 무엇이나 챙기기만 했지 이웃을 위하는 일에는 극히 인색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성경에서는 부자가 천국에 들어간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들어가기만큼이나 어렵다고 했다.많이 가진 자들은 평생을 모으는 재미로 살고 그 부가 대를 거듭하도록 자식단속도 철저히 하는 것을 더러 본다. 수년 전 전혀 낯선 사람끼리의 모임을주선한 적이 있다. 각자 직업이 다르듯 가진 정도도 격차가 많았다. 목구멍으로 넘어간 주기가 얼굴에 오르기도 전에 당일경비를 각자부담으로 처리하자는 제안을 하는 이가 있었는데 그는 내가 알기로 선대의 부에다가 현재의 벌이도 가장 많은 사람이었다. 자기경계를 철저히 하는 부의 속성을 보는 것 같았다.

아직도 우리 주위에는 약간의 돈만 있으면 행복해질 수 있는 가난한 이웃도있다. 또 여러가지 어려움을 무릅쓰고 봉사단체를 운영하거나 삶의 질을 높이는 일에 동참하도록 캠페인을 벌이는 사람들도 많다. 좋은 내용의 글을 써두고도 책으로 엮지 못하는 사람, 발가락에 연필을 꽂아 글씨를 쓴 뇌성마비장애자의 온몸으로 절규하는 시들도 독지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부자가 되는 것이 결코 지탄의 대상이 아님에도 가졌다는 것이 욕되게 느껴지기는 유사이래 처음일 것이다. 어느 재벌총수는 그의 자서전에서 자기 자신이나 타인에게 유익하게 돈을 써야한다고 갈파하고 있다. 모으는 재미 못지않게 쓰는 재미도 좀 느끼면서 살았으면 좋겠다.

돈 쓰는 재미를 바로 누릴 줄 아는 부자, 존경받는 부자가 많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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