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무자도 냉해현황 주먹구구

7월부터 계속된 {이상저온}현상으로 지난80년의 쌀파동까지 연상시키는 가운데 26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수산위 월례회의에서는 정부의 비교적 {느긋한}자세와 현지여론을 반영한 농촌출신 여야의원들의 {긴박감}이 엇갈리면서 논쟁의 초점을 이뤘다.농림수산부는 이날 보고를 통해 [그동안 저온현상으로 출수기지연등의 현상이 나타났지만 앞으로 벼가 여무는 40일간의 날씨가 평년수준으로 회복된다면일부지역에 나타난 약간의 피해를 만회할수 있다]고 말했다.이에대해 여야의원들의 이의제기가 이어졌다. 첫질의자인 이길재의원(민주)은 지난9일자 농촌진흥청의 자료를 제시하며 [정부는 이 자료를 통해 이상저온현상이 15일까지 계속되면 2백80만섬, 25일까지 계속될 경우는 4백50만섬까지의 감수가 예상된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추궁.

이어 박경수의원(민자)도 [낙관적으로 생각할 일이 아니다]며 [해발3백50m이상의 논에서는 이상저온으로 알이 들지않고 있다]고 정부의 안이한 자세를 질책했다.

이에대해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의 답변은 다소 {뚱}한 것이었다. [지난 7일냉해로 인한 도열병긴급방제를 지시하면서 냉해의 심각성과 공감대를 확산시키기 위해 8월5일기준 2백만섬의 감수가 예상된다고 한 적은 있으나 다른 수치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는 것으로 결국 [정책판단용 자료일 뿐]이라고 답변했다.

올 농산물수확 감소가 결국 쌀시장개방으로까지 이어지지 않겠느냐는 여야의원들의 질문에는 [올 10월말 일반미 재고 6백만섬의 확보가 가능해 현재로서는 수입을 검토할 때가 아니며 상황이 급변하면 의원들과 협의하겠다]고 비껴나갔다.

여야의원들은 특히 농림수산부가 고품질 신품종이라며 경작을 권장해온 {일품벼}가 저온과 도열병에 유난히 약한 것으로 나타나 냉해피해를 더욱 심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답변에서 농림수산부 실무국장은 {일품벼}의 식부면적조차 제대로 알지 못해 김영진(민주) 박경수(민자)의원으로부터 호된질책을 당한 끝에 허장관이 나서 [실무진을 통해서 그것이 일품벼의 전반적인현상인지 여부를 확인한후 그 결과에 따라 대책을 세우겠다]는 답변을 얻는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민자당의 신재기의원은 [현행 생산액의 20%수준의농가재해 대책비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더는 효과가 너무 미미하다]며 [생산액 30%수준의 재해보험을 만들어 국가와 농민이 보험료를 공동분담하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 소속의원들은 한결같이 정부가좀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기를 바라는 모습이었다. 냉해에 대한 정확한 현황조차도 알고있지 못한 정부의 태도에 실망감을 금치 못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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