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아침, 거실의 방충망을 열어보았다. 검은 불티 같은 것이 바닥에 자욱했다. 눈을 비비고 들여다보니 하루살이떼의 주검이었다. 알루미늄 새시의열린 틈으로 불빛을 향해 날아들다가 방충망앞에서 지쳐 죽었을 것이다.어디서든 새벽이 오기 전에 목숨을 다하는 하루살이라지만 그 주검들을 빗자루로 쓸면서 일말의 비애를 느꼈었다. 그 미물들도 밖을 향한 뜨거운 열망을지니고 있기 때문이었다.이 밖으로 향한 열망의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 문은 마치 단단한 벽과도 같다. 세상은 벽이 되어 내 앞을 막아 선다. 거북이 등처럼 견고한 껍질을 벗겨보려고 해도 무모하다. 그 절망감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나}를 찾으려 애를 쓴다. 안에서는 바깥만 보이고, 여기가 바깥인데 바깥만 넘겨다본다. 안에는 또안이 있고... 방충망 밖에서는 이곳이 또다른 바깥일까...
한동안 이런 미망속에서 말을 잃고 헤맸다. 말과 하나가 되려 하면 할수록말들이 겉돌기만 했다. 글자는 펜 밑에서 뒤집히기도 하고 튀어오르기도 했다.생기있는 말들도 정작 백지위에서는 풀려버리곤 했다. 시가 쓰여지지않았다.겨우 출발선에 섰는데 길을 잃고 허우적거리다니. 하루살이들의 주검들을보면서 나의 글쓰기가 참담하게만 느껴지다니.
이즈음 또다른 {나}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내 안에 있다는 생각과가까스로 만난다. 다행이다. 가슴으로 아름답게 나의 삶의 빛깔들을 기록하고싶어진다. 이 열망의 문 두드리기가 한갓 불빛을 향한 하루살이의 그것과 다르지 않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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