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지역의 정치적 구심점이 약화됐다는 지적과 함께 화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심심찮게 일고 있다.경기 장기 침체에 따른 높은 부도율, 낮은 지역총생산(GRP), 투자위축, 섬유산업 경쟁력 약화등으로 대구경제가 만신창이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구통일민주당출신 인사들의 모임인 {신풍회}(회장 이승호)가 지난달 28일 김홍식 금복주회장을 {토착비리 차원에서 조사해 달라}는 건의서를 청와대.감사원.검찰등각계에 제출, 그 파문이 잠들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일고 있는 대다수 시민들의 지적이다.

삼성승용차공장 유치 무산, 고속철도 지상화 검토, 지하철 재원부족등으로대구에 되는 일이 없는데 지도층이 서로 헐뜯고만 있으니 답답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신풍회 파문은 박승국 대구시의회 의원, 권녕식 성지주택사장, 한치만 서대구관리공단상무등 야당생활을 하다 김영삼대통령과 함께 여당에 합류한 14명이 대구경제계의 대부격이자 전대구시의회의장인 김회장의 20여년전 소주통폐합과 광명투금 주식인수과정등을 문제 삼으면서 시작됐다. 이는 이수왕(작고),수영씨 형제가 광명투자금융(김씨가 회장인 경일투자금융의 전신)의 주권확인소를 제기중인 상태에서 불거져 법의 판단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충분히 주목받을 만했다.

신풍회가 개혁의 기수이며 일부 회원들의 최근 행보가 대구를 살리기 위한고육책인듯 포장되면서 일파만파의 파문이 계속됐다.

김회장이 부도덕 했다면 법이 판단할 일 이라는 여론이 확산, 신풍회가 수세에 몰리면서 잠시 진정기미를 보이던 이 파문은 박의원등 3명이 6일 황명수민자당 사무총장의 자택을 방문하면서 서울로 까지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라지역민들의 우려가 더욱크다. 황총장은 박의원등을 만난 이후 [김회장은 물론신풍회와 뜻을 달리하는 유성환의원에게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발언한것으로 알려졌다.

신풍회 한 관계자는 최근 [김회장 이외에도 대구의 유력 경제인인 박모씨도개혁차원에서 문제 삼겠다]고 발언한 것과 7일 현재 회기중임에도 불구 서울에 머물고 있는 박의원이 [김회장은 도덕적 흠결이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평통부회장직등 모든 공직에서 사퇴해야하고 그렇지 않다면 내가 의원직등 공직을 사퇴하겠다]고 말하며 자신의 정치생명까지 걸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또 진위야 어떠하든 청와대등에 기명문서가 접수되면 조사를 원칙으로 하고있는 것도 신풍회 파문이 당분간 계속되리란 전망의 근거다.현정부 출범이후 지역 민자당내 민주계의 {역할}이 기대됐었다. 지역출신 인사들이 권력의 중심권에서 멀어지면서 지역민의 뜻을 중앙에 전달하는 창구가되리란 생각에서였다. 중앙집권이 완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산적한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불가피했고, 그래서 시의회 의장선거 당시 박의원을 이용하자는 여론도 많았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시의원들은 박의원을 선택하지 않았다. 민정계 아성인 대구에서 유일한 민주계가 의장이 되어 시민의 얼굴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았던 것은 아닌가 하는 시각도 있다.

박의원의 낙선으로 {대구정서}란 용어가 생겨나면서 예상외의 사태를 야기,동을 위원장 선출이 확실시 되던 같은 민주계인 김종한 민자당 대구시지부사무처장이 노동일교수에게 기회가 넘어가고 말았다.

지금 대구에는 풀어야 할 숙제는 많은데 구심점이 없다. 국회의원 11명중7명이 의원직을 사퇴하고 감옥에 가거나 소속 정당을 옮기는등 격변에 움추려있고 나머지 의원들도 끝없는 몸낮추기를 계속하고 있어 자신있게 나서지 못하고 있다.

[지난 85년부터 JC가 벌였던 {남의 말 좋게하기} 운동을 다시 전개해야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대구사람들이 한시바삐 힘을 모으지 않으면 인천에 처지고대전에 밀릴 수 밖에 없는 위기에 처한 대구현실을 감안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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