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람들-이진영씨

대구 경북지역 최고령 제적복교생 이진영씨(37.경북대회계학과2년)는 요즘 서른 일곱의 나이에 다시 시작하는 캠퍼스생활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중단했던학업을 8년만에 다시 시작했고 20대 초반의 젊은 후배들과 함께 호흡하며 생활하고 있기때문.이씨는 경북대 회계학과에 입학한지 1년만인 지난 85년3월 동생이 살고 있는아르헨티나로 이민을 떠나면서 미등록 제적됐다가 정부의 재입학조치로 다시캠퍼스를 밟게 됐다.

그러나 그에 앞선 이씨의 역정은 더욱 복잡했다. 국민학교 5학년때 아버지가사업에 실패하면서 서울로 이사, 어려운 가정형편때문에 검정고시로 중.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것이 그 출발. 이어 어머니 이종만씨(63)의 권유에 못이겨84년 직장을 그만두고 등록금이 싸고 기숙사가 있는 경북대로 진학했다. 그러나 나이때문에 졸업을 해도 정상적 취업이 어렵다는 생각에 대학생활 1년만에 학업을 중단하고 이민을 택했다.

이씨는 아르헨티나에서 대사관 영사과 직원으로 근무하며 그곳에서 생활기반을 잡았으나 고국에 대한 그리움때문에 지난 1월 영구귀국했다고 말했다.[귀국한 뒤 학업을 계속하려했으나 복학이 불가능하다는 학교당국의 답변에낙담하기도 했죠. 제적생복교조치로 3년뒤면 어머니의 소원이었던 대학졸업장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가 즐거워요]

이씨는 아내 나향숙씨(32)가 수원시 고려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어 당분간 학비와 생활비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랑하는 딸 윤재(3)와 떨어져 생활한 지난2주가 2년만큼이나 길게느껴진다고.

재학중에 감정평가사자격증을 취득하는 것이 목표라는 이씨는 [전공과목에서도 후배들에게 결코 뒤지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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