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평화의 씨 뿌려졌다. 2천여하객 환호

지구촌의 화약고에 불이 꺼지고 평화의 씨가 뿌려진 역사적인 순간이었다.유태인들의 달력으로 정월초하루를 불과 사흘앞둔 1993년9월13일오전11시(한국시간 13일밤12시)초가을의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는 백악관 남쪽뜰에는 세계각국에서 이 세기적 기념식을 축하하기위해 달려온 2천5백여 초청하객들이3시간전인 오전8시부터 모여들기 시작, 30여분전에는 모두 자리를 메웠다. 미국에 상주하는 세계 1백여개국 1천여특파원들도 두 주인공의 일거수일투족을하나라도 놓칠세라 아침부터 행사장주변에 진을 쳤다.정각 11시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에 따라 마치 쇼무대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처럼 티퍼 고어 부통령부인을 시작으로 퍼스트레이디 힐러리여사, 조지 부시,지미 카터 두전직대통령, 이번 협정의 협상주역인 노르웨이외무, 알고어 부통령과 무하마드 아바드PLO외무, 페레스 이스라엘외무, 코지레프 러시아욈, 크리스토프미국무등이 짝을 지어 나왔고 마지막으로 이날의 주인공인 아라파트와 라빈이 클린턴과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으며 다소 긴장된 모습으로 입장했다. 아직 국가로 승인을 받지못한 PLO를 배려, 일체의 국기게양이나 국가연주는 생략했다.

클린턴대통령이 두나라 대표를 비롯, 노르웨이등의 그동안의 노력을 치하한후 미국은 트루먼대통령이후 역대 대통령들이 중동 평화를 위해 진력했다고강조하자 양국 대표들은 잠시 얼굴빛이 바뀌었다. 지긋이 눈을 감고있던 부시전대통령은 클린턴이 전직대통령들의 중동평화를 위한 노력을 소개하면서 카터는 {현명한 지도자}라고 소개한 반면 자신은 {재주있는 지도자}라고 소개하자 참석자들의 박수에도 불구, 마음이 상한듯 특유의 인상을 감추지못했다.두나라 외무장관, 러시아외무장관의 인사말에 이어 양국 외무장관이 조인을했고 두나라 정상이 인사말을 했다.

먼저 나선 라빈은 준비된 영어원고를 보며 [팔레스타인과 우리는 한땅위에서살아갈 운명을 갖고 태어났다]며 모두에게 신의 가호를 기원하자고 당부했다.아라파트는 특유의 빠른 말로 [오늘로써 지난 세기를 지배했던 고통의 시대가 가고 평화의 시대라는 새로운 장이 열렸다]고 역설, 참석자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가 [이제 공존과 동등의 시대, 평화와 우호의 시대로 전진하자]며 연설을 마치자 참석자들은 기립박수로 답례했고 예리코와 동예루살렘에서지난 26년간 깊숙이 감추어만왔던 국기를 흔들며 중계를 보던 자치구내 PLO인들의 환호하는 모습이 현장에 있는 대형TV에 나타났다.

0...이번 조인식을 계기로 아라파트가 30세난 미모의 아내와 살고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져 화제.

PLO의 혁명가이자 작가인 레이몬다 타윌의 딸인 아내 타윌은 한때 아라파트의 비서를 지낸 여인으로 프랑스 소르본느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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