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방의 대부를 자임해온 미국은 지금 남의집 잔치(PLO-이스라엘 평화협정)에 뭔가 국물이라도 챙기려 제정신이 아니다.13일밤 12시(이하 한국시간) 백악관 뜰에서의 평화협정 조인식에는 19년만에미국을 방문하는 아라파트PLO의장, 라빈이스라엘수상을 비롯, 코지레프 러시아외무장관등 외빈과 지미 카터등 전직미국대통령이 포함된 2천5백여 국내측하객을 불러놓고 백악관이 생긴이래 가장 화려한 잔치를 벌였다.퍼스트레이디 힐러리가 아라파트와 라빈을 위해 직접 주방에 들어가는가 하면 국내외 참석자 2천5백명 모두가 아라파트-라빈이라는 두주인공을 위해 축배를 든 것이다.
이같이 미국이 흥분하는 것은 {우리가 보증을 해야만 너희들이 체결한 평화협정이 실질적인 효력을 발휘할수 있다}는 표면적인 이유가 없지 않지만 클린턴 정부로서는 {남의집 잔치}를 {우리집의 경사}로 활용해보자는 다분히 정치적인 속셈이 깔려있는 것.
클린턴은 지난 8월27일 휴가지에서 골프를 치던중 크리스토퍼 국무장관으로부터 이번 비밀회담의 전모를 보고 받고 충격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자신의 표현대로 {독일 베를린 장벽붕괴를 능가하는 20세기 최대의 쇼킹한사건}이 지난 8개월동안 계속되는데도 CIA등 미국의 정보망이 전혀 눈치를못챈것도 괘씸한 일이고 믿고 있던 이스라엘이 노르웨이를 중재자로 내세워철저히 미국을 따돌린 것은 곧 자신과 자신의 정부를 {물먹였다}는 점에서 클린턴은 한동안 말문을 닫았을 정도라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참모들이 급조한 계획이 곧 백악관 조인식이다. 적성국으로 현행법상에는 비자도 발급 해줄수 없는 아라파트를 통사정하다시피 불러들인것.국내외 하객2천5백여명을 불과 이틀만에 초청한 것등 모두가 그의 재선과실추된 정부의 위신을 회복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다.PLO내의 강경파와 이스라엘내 보수파들의 반대가 심상찮은 가운데 모처럼 성사된 이 세기적 평화협정이 빅 브라더(대형)의 사심때문에 앞날에 먹구름이끼지 않을까 우려의 시각도 그래서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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