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33년만에 만나는 울진앞바다의 푸른동해는 여전한데 우리들은 이렇게백발이 되어서야 고향을 찾게되었으니"사라호태풍 실향민으로 강원도철원군마현리 민통선내에 정착한 {울진마을}노인(60세이상) 73명은 14일오후4시 관광버스편으로 관동8경중의 한곳인 망양정에서 회한의 눈시울을 적셨다. 소나무 한그루, 바위덩어리 하나에까지 문득고향의 정이 솟구치는지 그냥 지나치지 않는 노인들은 마중나온 고향사람들과 어울리자 억세고 질겼던 과거는 씻은듯 사라지고 둥실둥실 춤을추기도 했다.
울진군근남면노음리가 고향인 손두익할아버지(73)는 "까짓것 지난일은 지난일이고 지금 고향에 왔다는 것이 그저 즐겁다"고 했지만 한편으론 가슴이 벅찬듯 눈가엔 이슬이 맺혔다.
노인들을 보살피고 고향도 찾을겸 동승했다는 주월노씨(54.여)는 "울진읍정림1리가 고향이지만 사라호태풍당시 이곳 총각과 다된 혼사를 태풍때문에 물거품이 되었다"며 남다른 추억을 되새기기도.
이날 노인들 일행을 맞은 김동희 울진군수는 주민들을 대신해 "강원도에서그것도 휴전선 바로 코밑에서 훌륭한 마을을 일궈낸 것은 개척정신이며 뚝심"이라고 말한뒤 "지금의 울진은 당시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수 있어 퍽 다행스럽다"고 인사했다.
이들 일행을 이끌고 온 {울진마을}의 이장 임병만씨(46)는 "고향이 몰라보게발전해 더욱 울진사람으로서 긍지를 느낀다"고 답했다.
{강원도 울진마을}노인들 일행이 숙소인 백암온천의 성류파크호텔로 향하면서 망양휴게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자 휴게소대표 이호영씨(61)가 돌미역8상자를 선물로 내놓아 훈훈한 고향인심을 느끼기도 했다.
이날밤 숙소에서는 고향에서 찾아온 친척.친지들과 밤새워 그동안의 이야기로 꽃을 피웠으며 6세때 부모따라 강원도로간 마현리.부녀회장 박충열씨(39)는 "고향의 정이 왜 이리도 두터운지 감격스럽다"고 말했다.이들은 이틀날인 15일 성류굴을 둘러보고 덕구온천에서 1박한뒤 16일 오전10시 제2의 고향인 강원도로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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