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거내각}불 정치체제...미테랑 권한"반쪽뿐"

14일 오후 김영삼대통령과 프랑스 미테랑대통령간의 정상회담은 모양새가 특이했다.이날 먼저 개최된 단독회담엔 양국외무장관이, 이어 열린 확대회담엔 프랑스측에선 총리실 관계자까지 배석했다.

이같은 진풍경은 프랑스 정치체제의 특수형태인 동거내각(꼬아비따시옹 캬비닛)성격상 프랑스측으로선 {어쩔 수 없는 카드}였다고 볼 수 있다.안보와 외교의 고유권한의 주체인 대통령과 내치의 수장인 총리가 국정을 양분하고 있는 프랑스로선 엄격한 의미에서 정상은 {대통령+총리}의 등식의 성립된다. 따라서 프랑스는 각종 국제회의나 EC관련 정상회담장에서 대통령과총리가 함께 참가, 회담주최국을 당황시킨 사례가 빈번했다. 지난 86년 G7회담과 최근 잇따른 EC정상회담엔 시라크(현 파리시장으로 86년때 총리)와 현에두아르 발라뒤르총리가 미테랑대통령과 함께 동반참석, 주위의 시선을 집중시킨바 있다.

이같은 특이한 권력구조성격상 프랑스측의 고심은 {반쪽권한}의 미테랑대통령이 김영삼대통령과의 각종현안에 대해 나머지 총리권한까지 월권(월권)하여응수할 것인가에 있었다.

그 대안으로 불측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될 경제.문화분야등 내치관련부문에서 우파내각과 총리실 의중을 정상회담에 반영시키기위해 각료배석을 한국측에 은근히 요구했고 한국측 또한 프랑스측의 특이성을 감안, 수용함으로써 김대통령은 1인2역의 어떻게 보면 {미테랑+발라뒤르}와 정상회담을 가진격이었다. 그 좋은 사례를 들면 이날 회담에서 고문서반환에 관한 프랑스측반응은 지난9일 주불특파원단과 가진 미테랑대통령 기자회견때까지만해도 입장정리가 {미정}이었다.

미테랑대통령이 문화분야 총책임자인 발라뒤르총리의 최종결심이 도출되지않았기 때문에 그때까지 이 문제에 대해 왈가왈부할 입장이 되지 못했다.미테랑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선 김대통령과 양국의 기술.경협.통상.체신등 각종 내치분야 답변에 대해선 발라뒤르총리의 입김이 실린 다른 채널의 해당 각료들의 견해를 종합해 {발라뒤르 구상}을 전달하는 대리인에 불과한 무력해진 자신의 위상을 새삼 체감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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