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주고 받는다는 것은 흐뭇한 일이다. 서로의 마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남편의 금속시계줄을 마련하기 위해 자신의 긴 머리채를자른 아내와 아내가 갖고 싶어하던 머리빗세트를 사기 위해 손목시계를 팔아버린 남편의 얘기(오헨리의 '크리스마스선물')는 눈물겹기까지 하다.'남에게 선사로 주는 물품'. 선물에 물품이 전제되어 있긴 하다. 그래서일까.요즘의 세태는 마음보다 체면, 정성보다 부피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없지않은 것 같다.필자가 담당하고 있는 모방송국의 라디오 '직장인의 손자병법'코너에서도 선물에 관한 상담이 자주 등장한다.
직장에서의 첫 해외여행, 출발에 앞서 선물부터 걱정하고 있는 사람. 바로윗 상사에게만 선물을 하자니 다른 상사가 걸리고 또 신년인사에 구정까지 고민이 된다는 사람. 엊그제는 지난 명절때 그냥 지내놓고 보니 자기 동료들은모두 상사에게 선물을 했는데 자신만 하지 않아 난감했다는 중소기업체의 입사 1년된 사원도 있었다. '떡값 기천만원'같은 얘기에 비하면 얼마나 인간적인 고민들인가. 또 백화점에서 선물용 특정품목을 3백만원이상 구매하는 사람의 명단을 국세청에 통보한다는등의 기사와도 관계없는 직장인들의 소박함이엿보이는 얘기가 아닐수 없다.
받아서 싫어하는 사람은 없다고 한다. 그러나 거기에 허례허식, 또는 부정적인 의도가 섞인다면 그건 선물이 아니라 뇌물이 되어버린다. 한마디의 따뜻한말, 자신의 분수와 정성이 담긴 선물로 만족해할 때 우리 사회는 더 맑고 밝아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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