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경아의 고민-2

경아는 또다른 고민이 있었다. 공부를 하면 머리가 산만하고 집중이 잘되지않을 때가 있는데 이럴때 마다 불경(반야심경)을 읽으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정신이 맑아지고 공부가 잘된다고 한다. 반야심경이 무엇인지 모르고 그냥읽기만 한단다. 그러나 불경을 읽을 때마다 어머니에게 꾸지람을 듣고 불경책을 빼앗긴다고 한다. 어머니와 아버지는 장사를 하기때문에 밤12시가 넘어야 집에 들어오는데 들어오실 때쯤이면 불경책을 감추기 바쁘다. 이렇게 하다보니 부모님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부처님께 미안하기도 하단다. 부모님을 속여야 하고 그리고 부처님이 지켜보면서 야단을 치는 것 같아서 항상 고민이라는 것이다.경아의 고민을 들을때 나는 부끄럽고 슬프다. 어린가슴에 종교라는 매체를통하여 정서순화를 시켜주어야 할 기성세대가 순화는커녕 시비(시비)를 일으키고, 배타적인 이기심을 조장시키며, 종교간의 골을 깊이 패게 하는 가르침은 우리사회에서 없어져야 할 신앙인들의 자세이다. 내것이 귀중하면 남의 것도 귀중하다는 것을 꼭 인식시켜 주어야 할 것이다. 내가 소유한 물건만이 내것이 아니다. 내가 믿는 종교도 역시 내것인 것이다. 그래서 나는 경아에게,친구들에게 예수믿으면 천당가듯이 부처님 믿으면 극락간다는 이야기를 해주라고 했다. 그리고 엄마에게는 불경을 읽으면 공부가 더 잘된다는 사실을 말하라고 했다. 경아가 공부할 시간에 다른 짓을 하니까 엄마가 걱정이 돼서 꾸지람도 하고 불경을 빼앗아간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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