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에 대한 외국언론의 시각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바뀌고 있다. 처음은 긍정일변도이더니 지금은 부정적측면도 제법 보내고 있다. 프랑스 어느신문은 바람개혁에 대한 우려를, 중국의 한신문은 우리개혁을 한국판 문화대혁명으로 보는가하면 일본의 한 신문은 [한국은 금융실명제등 건전정책을 쓰고 있음에도 불구, 그결과는 경기침체로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문제에 걱정을나타냈다.개혁으로 국가는 확실히 깨끗해진 것은 사실이다. 길거리의 작은 부정에서부터 정경유착의 큰부정에 이르기까지 오랜 고질이었던 부패구조는 상당히 시정되었다. 따라서 지금까지의 부패구조를 대신하여 도덕구조의 신질서만 생겨난다면 개혁은 성공적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아직까지는 그자리에는 신질서대신 신부조리가 들어서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
우선 사회분야를 보면 지도층 인사들이 류탄에 맞을까봐 입조심, 몸조심하다보니 전반적으로 활기를 잃고 있다. 특히 공무원들의 보신주의는 신질서창조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다. 싱가포르에서와 같은 깨끗한 공무원상을 기대했던 국민으로서는 실망이 큰 것이다. 특히 우리와 같은 관주도형국가에서이같은 공무원들의 방관은 바로 개혁의 성패와 직결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정부의 국정지표가 참여와 창의인데도 공무원들의 참여부터 실패하고 있는 것이다.
경제와 개혁은 서로 다른 체질을 가졌는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경제분야가가장 큰 진통을 겪고 있다. 금융실명제실시와 동시에 부안이 경제인은 물론일반중산층에까지 번져있다.
부패구조가 너무 확산돼 있은 탓일까. 정부의 거듭된 해명에도 불구, 불안은더욱 확산되고 이는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그 예로 지금까지 무자료거래를 해오던 시장상인들은 제도권금융을 외면한채 아예 자기네들 끼리의 새로운 제3의 금융권을 형성해서 거래를 하고 있다. 실명제를 통해 경제질서가 바로 잡힐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오히려 부패구조인 구질서가 더욱 굳어지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는 것이다.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었으므로 기업인은 기업만 하면 된다]는 대통령의 선언에도 불구, 기업인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과거 들추기가 계속되는한류탄의 위험성이 있고 그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기업에만 전념할 수 없는 것이다.
불안의 해소없이는 불공정경쟁에서 완전자유경쟁으로의 전환도 경제회복도어렵게 된 것이다.
정치분야 또한 마찬가지다. 여당은 대통령의 독주로, 야당은 여권의 선수치기에 방향을 잃고 무기력상태에 놓여 있다. 이러한 정치실종은 문민독재를 낳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바람직한 신한국의 새정치상은 아닌 것이다.신법으로 유명한 왕안석을 등용했던 중국송나라의 신종은 개혁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자 [개혁은 창업보다 어렵구나]하고 탄식을 했다. 그때 실패원인을 분석해보면 개혁파는 젊어 정책수행이 미숙했고 말단공무원에까지 개혁의지가 침투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리고 리상추구의 신법이 너무 성급하고 무리가 많았으며 그로인해 많은 반대파를 스스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당시에도 반대를 위한 반대도 있었던 모양이다.
이렇게 개혁은 새로운 질서의 창조이니만큼 구질서에 익숙해진 무리로부터저항이 많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개혁의 추진과정에 흉잡힐 일이 있어서는안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현정권은 몇가지 점에서 실수를 했다. 돈안드는 선거를 실시,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해놓고는 명주 양양과 대구 동을보선에서돈선거를 했다. 그리고 국제그룹문제와 관련 당시재무장관으로서 입장을 밝힌 것이 문제가 되어 어느정치인은 지구당위원장자리를 내놓았다. 같은 절대농지를 사도 누구는 괜찮고 누구는 안되는 차별이 생기기 시작했다. 법앞에평등하려면 사정앞에서도 평등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개혁은 일과성으로끝나지 않고 한차원 높은 새로운 질서를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한 것이다.
조금만 시야를 세계로 돌린다면 우리가 지금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 놓여있는가를 알 수 있다. 선진국은 우리에서 자꾸만 멀어져가고 후진국은 우리에게거의 접근해 오고 있는 것이다. 한예로 비실대던 미국의 국제경쟁력이 작년의5위에서 올해는 2위로 뛰어올랐다. (스위스 세계경제포럼 조사)이러한 사정을 안다면 더이상 과거 들추기를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다. 개혁의 방향을 미래로 그리고 경제로 돌려야 한다. 그리고 자라목처럼 움츠러든기업인의 기업의욕을 끌어내어 경제를 살려야 한다. 그러나 기업인의 목은 사정이라는 류탄불안이나 도덕정치라는 경제와는 맞지 않는 기후가 있는한 잘내밀지 않을 것이다. 동시에 움츠러든 일반국민의 기분도 바람논리보다는 햇빛논리로 풀어내야 할 것이다. 개혁도 결국은 경제에 의해서 평가를 받는 것이 세계적인 통례다. 이렇게 본다면 개혁의 성공을 위해서도 경제를 중시하지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야만 이번의 개혁이 역사를 바꾸는 명예혁명이 될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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