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문방사보

지필묵연은 서화의 필수도구이자 재료이다. 수천년간 조금도 변하지 않고 이네가지에 기대어 동양미술은 형성되어 왔다. 단순한 도구이지만 오늘날까지없어지지 않은 것은 인류역사에 있어 계속 필요한 물건이었기 때문이다.도구의 간단함은 표현의 제한성을 수반하지만 그 제한성의 극복위에 나타나는 간결성과 함축성이 동양미술의 특성인 것이다.지필묵연을 우리는 문방사보또는 사우라고 부른다. 보배라고 하거나 벗이라고 호칭하는 말속에 이런 물건에 정신성과 인격을 부여한 동양 특유의 표현법을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서예를 공부하는 사람이 아니어도 대부분의 한국 성인들은 문방사보에 대한향수를 가지고 있다. 문방사보를 월부품목으로 하여 직장을 돌면서 팔았던상인의 말에 의하면 직장인들은 70%이상 여가가 나면 글씨를 써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이것을 산다고 한다.

물론 한번도 써보지 않고 사장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생각의 저변에는 선비정신에 대한 동경이 서려있기 때문일 것이다.

문방사보는 각각 훌륭한 덕목을 지니고 있다. 화선지의 깨끗함과 순하게 빨아들이는 흡입력, 붓의 부드럽지만 날카로운 힘, 먹의 색아닌 색이 지닌 원초적인 무게, 벼루의 흔들림없는 군자의 자세와 내몸을 맡겨 갈리게 하는 희생정신등이 그것이다.

글씨는 원래 문방사보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가지고 그 특성을 파악하여 바르게 사용할줄 알때 비로소 조금 안다고 할 수 있다.

한마디로 보배로 여길줄 알고 벗으로 생각하여 인격시하는 관점과 태도를 가지는 것이 문방사보에 대한 생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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