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봉명부도의 교훈

한국기업중에서는 그래도 양심적이라는 평을 들어왔던 봉명그룹의 도투락과봉명산업 2개사가 부도를 냈다. 이 재벌그룹의 부도는 시대의 흐름을 타지못했다는 점과 실명제실시이후 더욱 가라앉은 부동산경기등 실명제여파가 간접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있다.이 기업의 부도는 그룹의 주장대로 2천억대의 많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어흑자부도인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이 시대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기상변화에 따라 멸종한 공룡신세를 면치 못한다는 교훈을 던져주고 있다고봐야 할것이다.

우리나라탄광업의 대명사격이었던 봉명탄광이 정부의 에너지정책변화에따라91년 끝내 5백억원의 부채를 짊어진채 문을 닫았다. 같은 탄광업체였던 다른기업들은 석유에너지 철강등으로 변신한 것에 비하면 실패의 경우다. 물론 이기업도 몇년전부터 자동차부품을 시작변신을 시도했으나 너무 늦었다는게 일반적인 평이다.

두번째로 우리가 유의해야 할것은 실명제 실시로 기업경영여건의 악화다. 우선은 실명제로 급한돈 끌어대기가 옛날보다 훨씬 어려워졌다는 점을 이번을통해 뚜렷이 볼수있었다. 동시에 은행이나 제2금융권등에서는 많은 부동산은감안하지않고 회사가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기다리지않고 그대로 어음결제를돌려버렸다는 것도 종래와는 다른 모습이다. 금융기관들이 보다 원칙에 충실해 졌다는 것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님을 보여준 경우라고 할수 있다.봉명처럼 부동산소유가 많은 기업은 부동산경기와 관계가 깊을수밖에 없다.따라서 실명제로 부동산경기가 더욱 침체되자 부동산이 기업의 구원에 거의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실명제의 간접 피해를 입은 셈이다. 동시에 앞으로는 기업은 땅에 자금을 묻어 두어서는 큰 도움을 받을수 없다는 교훈도 얻었다고 볼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실명제로 기업의 경영여건이 나빠졌다는 점은 사실로 드러났다고 하겠다. 특히부동산경기가 나빠졌고 그로인해 건설업체의 부도가 실명제이후 가장많이 나고 있다는 통계도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제 실명제로 인한 기업환경악화가 새로운 경제계의 관심사항으로 등장했다고 보겠다. 우리나라 주력기업의 평균수명이 16년이라는 통계가 말해주듯 모든 기업이 영원할수도, 그리고 계속 호황을 누릴수도 없는 것이다. 그런 거시적 관점으로본다면 봉명도 언젠가는 쇠락할수밖에 없겠지만 보다 미시적으로관찰해보면 지금화제에 오르고 있는 몇몇 기업이 제2의 봉명으로 등장할수도있을 가능성이 높다. 당국의 보다 적절한 대응이 요청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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