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를 구하기 위해선 대학을 살려야 하고, 대학을 살리기 위해선 교수가 자기혁신해야 한다. 근래 1개월여 사이 이같은 논의가 대학가에서 본격화되고있는 가운데 이번엔 창원대 이명균교수(영문과)가 강원대 박창고교수의 주장(본보 9월29일자 19면)을 지지하는 글을 발표해 논의를 더욱 달구고 있다.이교수의 글이 발표된 것은 지난12일자 창원대 학보. 전면 1면에 걸친 글에는 [선진 외국보다 더 많이 공부해도 국제경쟁의 시대에 버텨나갈까말까한데대학이 이 지경이니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습니까]라는 고뇌가 시종 흐르고있다.이교수는 먼저 자신이 {전임교원이 된지 이제 겨우 만11년을 넘긴 풋내기}에불과하다는 자기소개로 시작, 박창고교수에게 보내는 편지글 형태로 얘기를끌어간다.
그러면서 [엉터리 학위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일어나는 추잡스러운 일들, 총학장 선거를 의식해서 일어나는 해괴망측한 사건들, 보직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들, 강의와 연구에 자신이 없어서 학생들에게 술밥을 사주어서 명맥을 유지하는 교수들 등등해서 얘기를 하려면 끝이 없지만 그만 두겠다]고 말한다.이교수는 구체적 사례로는 대신 *부실한 수업 *놀자판 교수연수회 등만 제기했다. [학기초와 학기말 요상한 핑계로 1-2주씩 강의를 안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교수에 따라서 5-10년 동안 똑같은 내용의 강의만을 해마다 되풀이하는 사람도 있으며, 심한 경우엔 시험문제도 해마다 비슷하거나 같아서 그교수에 대한 시험문제 정보를 미리 입수하면 좋은 성적을 얻는다고 하고...]라는 자성도 이 과정에서 나오고 있다. 술판, 화투판이라는 교수연수회에 대해서는 [이런 연수회를 하기 위해 학생들이 낸 등록금에서 엄청난 예산을 책정하여 써버린다면, 이런 상황에서 무슨 놈의 교권이나 스승에 대한 존경심을찾는단 말입니까?]고 반문했다.
현재 상황에 대한 분석은 더욱 신랄하다. [교수와 학생이 지식 판매자와 구매자의 관계로 전락했다하더라도 지금의 단계에서는 염려할 사항이 못됩니다.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거의 모든 상품들은 불량일 경우 소비자 고발센터가 있고 사후서비스센터가 있어서 고객이 보호받을 기회나마 있습니다. 그러나 학교에서는 지식판매자가 아무리 엉터리 상품을 팔아도고객인 학생이 보호받을 길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당장의 걱정거리라 여겨집니다]
따라서 이교수는 강의평가제, 교수평가제의 실시를 아주 당연하다고 주장한다. 대학생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중학생까지도 자신들이 배우는 지식을충분히 흡수할 능력은 없더라도 그들의 지적수준이나 능력에 관계없이 가르쳐주는 사람에게 성의나 노력이 있는지 없는지, 또 그 사람의 실력이 많은지 적은지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정확하기 때문에 지금같은 실시위험성 논란은 필요없다는 주장이다.
이교수의 생각은 간단하다. [저는 지금 대학이 제자리를 찾고 교수가 비난과조롱의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교수들의 충실한 연구, 사전에 제시된 자세한강의계획서에 의한 성실하고 알찬 강의, 그리고 정확하고 공정한 성적평가,게다가 대학생활동안에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또 그들로 하여금무언가를 배우고 4년뒤엔 남는 것이 있어서 가져나갈수 있게 하려는 진실된사랑의 마음가짐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박창고교수와 늘 뜻을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선생님께서오늘의 대학이 빨리 정상화되고 발전하기를 기원하시는데 저도 한몫 끼워주시면 더없는 영광으로 여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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