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해와 용서는 솔직한 사과에서 출발한다. 국가는 물론 개인 대 개인끼리 쌓인 앙금도 진솔한 마음가짐으로 가슴을 열어보일땐 켜켜로 굳어있던 부신의층계도 쉽게 허물어져 화합으로 용해된다. 6일 고도 경주에서 열리는 김영삼대통령과 호소카와 모리히로(세천호희)일본총리간의 첫 정상회담은 서로가 마음을 보여주는 대화합의 장이 될 것같다.우리와 일본은 가장 가까운 이웃으로 이마를 마주대고 상존하고 있지만 일제36년간의 지배.피지배의 회억하기 싫은 역사와 빈부의 갈등등이 원인이 되어나라는 나라대로, 개인은 개인대로 좋지 않은 감정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청산되어 마땅한 과거사는 바르고 깨끗하게 청산되지 못한채 오늘에 이르렀다. 한.일양국의 과거사는 정권을 쥐고 있던 정계지도자들이 서로가노출하기 싫은 치부를 감추기에 급급했고 그런 와중에 정치세력들간의 깊은유착이 청산은 커녕 앙금의 층만 두텁게 쌓아올리고 말았다.양국의 두 지도자들은 물론 전전의 세대들이지만 신사고의 소유자들이다. 호소카와총리는 과거사에 대해 "제2차 세계대전은 침략전쟁이었으며 잘못된 전쟁"이라고 선언했고 김영삼대통령 또한 "정신대문제는 괴로운 과거지만 돈따위의 보상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히 못박은바 있다. 두 지도자의 신선한 이미지에서 우리는 밝은 미래를 읽을수 있다. 과거에 집착하면발전이 없지만 과거를 거울삼아 미래로 도전하면 무한한 가능성을 약속받을수있기 때문이다.
두 정상이 만나는 경주회담의 성격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것과 별다른의제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한.일양국이 앞으로 풀어나가야할 숙제들은산더미처럼 많지만 이렇다할 돌출된 현안은 없다. 양국 정상들은 총22시간중6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식민지지배와 군위안부등 과거청산문제 *미결상태의북핵문제 *러시아의 동해 핵폐기 *한일포럼구성문제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할것으로 보인다. 또 특별한 의제가 없는 만큼 대화중에 어떤 현안을 끄집어 올려 양국의 안위를 위해 심도있게 논의할수도 있을 것이다.
32년만에 탄생한 문민정부의 김영삼대통령과 38년간의 자민당지배체제를 무너뜨리고 일어선 호소카와총리는 다같이 개혁을 원하는 합리주의자이기 때문에 그들이 펼치는 미래는 질과 양이 종전보다는 많이 개선될 것은 틀림없다.두 정상이 손잡고 일으키는 개혁의 새바람은 아시아-태평양전지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여 평화를 위협하는 세력들의 견제효과도 상당하리라 믿어진다.
이번 경주회담에서 한.일양국 정상들이 보여줄 탄탄한 결속력은 핵폐기를 일삼는 러시아와 지하 핵실험으로 빈축을 산 중국 그리고 핵사찰거부로 말썽을피워온 북한에게도 큰 의미를 담은 메시지로 전달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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