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자노트-구태 못벗어난 문민시대 정기국회

지난 4일부터 16개 상임위와 예산결산위를 열어 제.개정법률의 심의를 벌일예정이던 정기국회일정이 9일까지도 이렇다할 여야의견접근을 보지못한채 5일간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공전이후 거의 날마다 총무회담을 벌여온 여야는 8일 한밤의 회담까지 마련,최대한 성의를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으나 이것이 국민들의 따가운눈총을 잠시 피하는데는 효과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결국 합의점을 도출하는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민주당은 어떤식으로든 김대중씨납치사건및 내란음모사건, 3대의혹사건등의과거청산문제와 안기부법등의 개혁입법문제등에서 자신들 주장의 일부분이나마 채택되기를 바라는 모습이고 민자당은 어림없다고 맞서고 있는것이 지금의형국이다.

이같은 국회의 장기공전조짐은 그간 국정감사및 대정부질의를 통해 다소간의신선감을 주었던 문민정부 첫정기국회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어린 시선에 또다시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촉발시킬수 있다는 점에서도 여야의 대국적인 자세변화가 절실하다.

민주당이 전날의 심야회담을 통해 국가보안법등 6개 개혁입법을 예산안처리시한전까지 통과시키되 국가보안법은 내년 첫 임시국회의 통과가 합의되면 이번 회기내 처리를 요구하지 않고 3대의혹사건을 마무리지으며 김대중씨 납치사건의 경우 우선 정부측에 성실한 조사협조를 촉구토록 하자는 4개항을 채택하여 자당의 핵심주장가운데 하나인 국가보안법개정과 김대중씨 납치사건등의회기내 처리입장에서 일단 물러선만큼 이제는 민자당이 성의를 보여야할 시점이란 것이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다.

이날 회담에서 민자당의 이성호수석부총무는 "국회운영에서 다수당의 의견을존중하는 것이 일반적인데도 소수당이 과거와 마찬가지로 사사건건 마음대로하려고 든다"고 민주당측을 비난했었다. 그러나 양당정치체제속에서 소수당의 의견이 고려되지 않는다면, 그래서 소수당이 무력에 빠질때는 정치는 실종되고 하품의 정치만이 남게된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다행히 민주당안에 민자당이 더이상 논의할 가치도 없다는 경색자세를 탈피, 내부의견조정에 들어갔다고 하니 그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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