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딸만 둘...

"자녀가 어떻게 됩니까"라는 물음에 "아들이 둘입니다"라는 대답에 반해 조금 머뭇거리는 표정으로 "딸만 둘입니다"라고 대답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대답하는 사람은 고사하고 듣는 사람조차 {딸만}의 {만}자에 유달리 힘주어 말했던 것을 별로 이상스레 여기지 않는다. 오히려 "더 늦기전에 아들을..."이라는 말이 따라붙는다.실제로 이러한 생각들을 증명이라도 한듯 얼마전 모일간지에서 {아들은 꼭있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20-30대 젊은 주부조차도 70%라는 높은 숫자가{꼭 있어야 한다}라고 대답했다고 보도했다. 덧붙여 뿌리깊은 남아선호사상을없애기 위해서는 주부의 의식이 먼저 바뀌어야 할것이라고 했지만, 어떻게주부의 의식만 문제가 될것인가.

언젠가 산부인과 전문의에게 들은 이야기다. 산모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산후 우울증증세가 있는데, 첫딸이 있는 산모가 둘째딸을 분만했을 경우 그증세는 더 심해진다는 것이다. 그것도 시어른, 남편을 비롯한 주위사람들이표나게 섭섭해 하는데 힘 입어.

힘든 산고를 끝낸 산모에게 위로는 커녕 섭섭함을 표시하는 이런 사회에서인식의 변화가 선행되어야 목소리 높여 외치던 {아들 딸 구별말고...}라는 구호가 실행될수 있을 것이다.

수십년후 자연스레 일어날 사회현상을 이즈음 국민학교 교실에서 미리 앞당겨 보고 있다. 심각할수 있는 이 상태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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