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치맛바람에 편승, 촌지수수등 교육계의 각종 부조리가 백년대계를 짊어지고 가야할 어린 학생들에게까지 멍에로 작용하는등 부작용이 심각했지만문민정부들어 촌지수수, 부교재 채택료수수등 금품부문의 부조리는 거의 근절되다시피 했습니다]33년동안 교직을 천직으로 알고 어린이들과 함께 생활해 온 초등장학사 Y씨는 요즘 일주일에 3-4일은 장학협의차 일선학교를 방문하지만 교육현장의 변화가 남다르게 느껴진다.
그는 달포쯤전 대구에서는 오지에 속하는 모국교를 방문하면서 운동회를 앞두고 빈손으로 가기가 미안해 학생들에게 노트를 사갖고 찾아갔었다.예년의 경우 장학사들이 {장학협의}(얼마전만해도 장학지도였으나 권위주의냄새가 많이 풍긴다해서 명칭을 바꿨다)를 나가면 학교측으로부터 점심식사대접을 받고 거마비조로 몇만원씩이 든 봉투를 받던것이 하나의 관행이었다.그러나 이같은 관행이 거의 사라졌으며 여름철엔 오히려 음료수나 수박한덩이라도 사갖고 가는 것이 예사로운 모습이 돼버렸다.
장학사 Y씨는 장학협의가 있는 날이면 오전8시30분쯤 해당학교를 방문, 학생들의 등교지도서부터 수업참관.업무협의를 하고 전체 교사들이 참가하는 토론회에 참석, 교사들의 다양한 현장 목소리를 청취한다. 요즘은 지시사항 전달보다는 애로사항과 교육청이 지원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듣는게 주가 됐다.이때문인지는 몰라도 일부 학교에서는 오히려 장학협의 요청이 오는등 장학사의 학교방문에 대한 교사들의 거부반응이 점차 줄어드는 것을 피부로 느끼게 된다.
전교조사태이후 학교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갈등과 분열도 점차 가라앉고 예.결산의 완전공개, 인사자문위에서 학반 담임배정과 업무분담을 협의하는 등학교장의 전횡이 사라지고 학교경영의 민주화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이러한 분위기속에서 토론발표식 수업과 4지선다형서 주관식 평가를 도입하는등 교사들 스스로가 교수.학습방법의 개선을 꾀하는등 교사들의 의식도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가시적인 변화에도 불구, 교육재정 지원이 충분치 못한 현실은 도외시한 채 찬조금품징수금지등 일련의 조치로 인해 육성회나 어머니교실과 보이및 걸스카우트등 6개단체를 후원하던 학부모활동이 발묶여 활동이 크게 위축됐으며 체육부활동도 원할치 못해 어려움을 겪고있다.또 사정바람이 드셌던 지난 5월 스승의날, 학교마다 매년 스승의 은혜에 감사하는 조촐한 기념식과 함께 다과회정도는 열렸으나 이날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선물은 고사하고 카네이션조차 제대로 달아 드리지 못한채 지나가 버린 학교가 많았다.
사회분위기가 스승과 제자, 선생과 학부모간의 최소한의 정의(정의)조차 삼켜버린 셈이었다.
[학부모들이 학교를 보는 시각부터 바꾸어야 할 것입니다. 교육 부조리의 근본원인은 성적위주의 교육관과 과열된 입시교육의 치맛바람에서 시작된 것 입니다]라는 한 원로교사의 지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흔히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들 한다. 교육정책은 하루아침에 바뀌어서도안되며 백년앞을 내다보고 세워져야 한다. 오늘 교육계의 조용한 변화가 후세들에게 큰 울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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