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택민 중국국가주석이 APEC, 아.태 경제협력체 정상회담에 참석차 18일 미국 시애틀로 출발한다.강주석이 그의 국가주석 취임후 첫 나들이를 미국으로 선정한 이유는 우선APEC정상회의를 통해 이미 예정된 김영삼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계속 꼬여들기만 하는 대미관계의 획기적인 전기마련을 노린 것으로 보여진다.강주석의 방미를 계기로 이뤄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우선 한.중양국을 비롯한 미국, 일본등 주변 관련국가 모두의 핵심현안이 되고 있는 북한의 핵개발 억제를 위해 그간 중국정부가 막후에서 기울여 왔던 대북한 영향력 행사의실체가 알려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정부가 북한의 핵문제에 관한한 일관되게 내세운 주장은 당사자 원칙,즉 북한.미국, 남.북한, 북한.IAEA(국가원자력기구)의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방식을 제기하면서 중국측의 대북한 영향력의 한계를 강조해 왔다.그러나 북한이 IAEA의 특별사찰 거부는 물론 통상사찰마저 불투명한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핵강국들의 대북한 제재조치가 초읽기에 들어간 현재의 시점에서까지 중국이 종래의 주장을 내세워 북한을 무조건적으로 싸고 돌기에는중국 자신이 안고있는 숱한 외교적인 현안 해결이 더 절실하다는 것이 북경주재 서방외교관들의 일치된 시각이다.
단적으로 중국정부가 한국과의 실질적인 경협 증대라는 과실과 89년의 천안문사태이후 아직까지 경제 제재조치를 완전히 풀지 않고 있는 미국과의 관계개선이라는 국가적인 현안을 뒤로 물리면서까지 북한 핵문제에 대해 소극적일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뿐만아니라 중국이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계속 방관자적인 입장을 고수할 경우, 중국이 내세우고 있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기본방침마저 논리적으로 설땅을 잃을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결국 시애틀 한.중정상회담을 계기로 어떤 형태로든 보다 진일보한 중국정부의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북경외교가는 전망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고위층들도 10월, 한승주외무장관의 방중 당시, 북한의 핵개발을체제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해석해 결국은 북한의 핵개발 유예를 끌어낼 경우,곧 대미.대일 관계개선이란 담보를 받아내주는 것이 중국정부의 역할이 될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이밖에 양국간 쌍무관계, 즉 경협확대를 위한 보다 실질적인 분야에서 진일보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지난 10월29일, 한승주외무장관이 중남해로 강주석을 예방했을 당시 강주석이 한국의 자동차, 전자산업을 크게 평가한후 중국 우전부장이 방한을 서두르고 있다는 사실은 바로 한국이 자체개발한 전전자교환기(TDX)에 중국측이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있음을 의미한다.
중국측은 방대한 통신분야 현대화 사업을 앞두고 있는데다 최근 한국측이 북경에서 가진 TDX의 설명회 이후 비로소 TDX가 중국이 향후 설치할 타 기종의교환기와 호환성이 있다는 사실을 인식함으로써 이 분야의 양국간 협력이 적극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여진다.
대체로 중국측이 갖고 있는 대한 시각은 오직 협력관계의 증진만 있을뿐 이렇다 할만한 현안은 없는 것으로 보고 있어 이번 시애틀 한.중 정상회담은 양국간 수교 1년3개월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향후 양국관계를 더욱 심화, 확대발전시킬수 있는 계기로 인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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