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APEC정상회담의 성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회의에서 우리는 무엇을 얻었는가. 첫째 북핵문제는 중국에게 북한설득의 큰짐을 가까스로 떠맡겼으며 둘째 외교면에선 아.태신시대를 맞아 한국이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를 부드럽게 윤활시켜주는 조정국으로 부상했으며 셋째 경제면에선 국제통상무대의 만년 주변국신세에서미.일.중다음의 네번째 목소리를 가진 주연급에 필적하는 조연급국가로 일어섰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우선 북핵문제는 회의기간중 우리를 비롯 미.일.중등 4개국 정상들이 다섯차례의 회담을 가졌다. 논의한 내용은 *북핵은 대화로 해결하고 *북한은 잠재적위협이 상존하며 *북핵은 허용될수 없고 *최악의 경우에 중국에 협력을 구하고 *북핵해결을 위해선 포괄적으로 접근한다는 5개항이다.

우리나라로서는 외교.경제문제보다 우선하는 북핵문제를 3개강국이 공동관심사로 논의했고 강택민중국국가주석도 한반도의 비핵화원칙에 동의하는 종전의입장을 한.중회담에서 재천명했다. 그러나 강주석은 한중정상회담에 이어 만난 호소카와 일본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처음으로 "북한에 대해 긍정적인영향력을 행사하겠다"고약속했다는 것이다. 강주석의 {긍정적 영향력행사}발언은 핵문제가 궁극적으로 유엔 안보리에 회부됐을 경우에 중국의 행동폭을제한하는 것으로 큰 의미를 가지며 우리로선 값진 성과라 말할수 있다.외교적인 면에선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중간자적위치에서 이를 중재함으로써 외교적 교량역할을 할수 있는 나라로 성장했다.이번 APEC회의의 중요한 성과중 하나인 {무역및 투자에 관한 기본틀}(TIF)선언도 우리의 주도로 성사되어 한국이 무역투자위원회(TIC)의 초대의장국이되었다. 또 선.후발국간의 기술을 중개하는 {테크노마트}도 우리나라의 제의로 창설된것도 큰 성과라 할수 있다.

경제문제에 있어선 유럽공동체(EC)를 제외한 세계적 통상무대인 APEC이란 큰기구에서 우리나라가 미.일.중다음의 네번째 목소리를 가진 나라로 부상했다는 것은 획기적인 성과라 아니할수 없다. 이번 APEC회의에 참석한 각국정상들은 공동성명에서 "경제성장의 근본은 개방적인 다자간 무역제도에 있다"며 "오는 12월15일까지 우루과이 라운드(UR)의 성공적인 타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것"이라는 의지를 보였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쌀등 농산물개방문제만 아니면 UR협상의 성공이 수출에 활력을 불어 넣는 새 계기가 될것으로기대된다.

김대통령이 발제연설에서 천명했듯이 이제 시대는 {협력있는 경쟁}의 시대로돌입했다. 나라마다 {고립된 경쟁}을 추구하던 단독드리블시대는 지났다. 우리는 이번 APEC회의라는 모처럼만에 잡은 호기를 전세계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로 이용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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