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오전(한국시간) 미국시애틀 블레이크섬에서 열린 아.태경제협력체(APEC)지도자회의는 새로운 태평양시대의 개막을 예고하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것으로 평가된다.김영삼대통령을 비롯, 클린턴미대통령, 강택민중국국가주석, 호소카와 일총리등 12개국 정상과 2개국 대표가 참석한 이날회의에서는 회원국간의 미묘한입장을 말끔히 해소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역내국가의 공동번영이라는이상을 실현시키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는 것은 분명하다.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은 다양한 아.태지역의 역량을 높이고 협력을 더욱 공고히 하며 공동번영의 증진을 위한 새로운 경제적 기초를 다질수 있는 몇가지실질적인 합의사항을 이끌어냈다.
먼저 정상들은 앞으로 APEC을 협의체에서 공동체(Community)로 발전시켜야한다는 점을 확인했다.
정상들은 특히 APEC공동체는 유럽공동체(EC)와 같은 경제블록이 아니라 개방적 지역주의를 지향하자는데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또한 역내의 북미자유무역협정(NA도 앞으로 배타적이 돼서는 안된다는 점도분명히 했다.
APEC의 공동체로의 발전은 역내 국가간의 협력을 강화하고 APEC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회의의 최대 성과로 꼽힐 수 있다.클린턴미대통령도 회의가 끝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APEC은 순수한 경제공동체로 발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번 회담은 APEC이 공동의 이익및 목표,그리고 상호 호혜적 협력을 추구하는 공동체로 발전시키는데 기여했다"고이번 회의의 성과를 평가했다.
둘째, 내년1년동안의 APEC활동이 매우 활성화 될 것이란 것이다.이날 회의에서 정상들은 APEC경제지도자회의를 사실상 정례화하는등 정상들간의 지속적인 협의장치를 마련하고 이번 회의결과를 실천하기 위한 다양한채널을 개설했다.
김대통령의 제안으로 94년 자카르타 지도자회의는 기정사실화됐으며 95년 의장국인 일본은 이미 지도자회의 개최의사를 밝혀놓고 있어 정상들과의 대좌는최소한 95년까지는 이어질 것이 확실하다.
세번째는 향후 APEC의 활동및 발전과 관련, 한국의 역할이 현저히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APEC이 세계경제속에서 역할이 커질때 한국의 역할은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부관계자들은 이번 회의가 이같은 성과를 도출해 내는데 김대통령의 역할이 어느 정상보다도 컸음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김대통령이 제1회의 발제를 통해 제시한 *개별적인 노력에서 역내국가들의 공동노력 *협력없는 경쟁에서 협력있는 경쟁으로의 전환 *개방적 지역주의 추구등 3대{행동규범}은 참가국 모두의 공동인식을 얻어냈다.APEC의 성격규정 문제는 저명인사 그룹(EPG)회의에서 논의됐지만 각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려 공식 채택되지 못했을 정도로 미묘한 사안이었다.특히 이번 회의 결과는 우리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것이정부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로서는 APEC에 더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대외전략"이라고 전제, "한국으로서는 양쪽 모두 무역의존도가 높은 북미지역과 아시아 국가들이 갈라질 경우 대외입지가 좁아질 수 밖에 없다"고 APEC 결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긍정적 평가와 결과에도 불구, APEC의 앞날에는 적지않은 부가측성이 상존해 있어 우리로서는 이에대한 다각적인 대응책 강구가 있어야만할 것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번 회의에서 미국이 가장 실속을 챙겼으며 아세안국가들은 마지못해 끌려간 인상도 없지않은데다 일본.중국등 강대국의 입장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때문이다.
우리로서도 자유무역과 개방화의 거센물결을 어떻게 국익으로 연결할 것인가라는 새로운 짐도 안게 됐다.
정부는 이번 회의결과를 요란스럽게 내세우기에 앞서 갈수록 어려워지는 국제경제환경에 적응할수 있는 대응책 마련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이 높은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APEC의 강화에 따라 새롭게 파생될수 밖에 없는 정치.경제적 상황변화를 당면한 국내경제 회복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인가하는 것이 새정부의{신경제}성패를 좌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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