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예결위 {무성의한 냉해대책} 질타

22일 열린 국회예결위에서는 여야 가릴것 없이 정부측의 냉해피해조사의 부실성과 보상 문제점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러나 이날 농정책임자인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이 보여준 태도는 실망 그자체였다. 농민의 시름을함께하는 모습이라기보다는 관료냄새를 물씬 풍기게 했을 뿐이었다는 지적이다. 이미 허장관은 여러차례 국회답변과정에서 비교역품목수입반대 번복발언과 추곡수매결정과 관련, "잘못하는 것은 없고 최선을 다한 것"이라는 식으로얄밉게 요리조리 빠져 나가는 답변으로 일관, 빈축을 산바 있다.이날 허장관은 의원들의 질의에 앞서 "추곡수매와 냉해농가지원은 별개이기때문에 추곡수매를 할때 냉해농가를 특별히 배려할 계획이 없으며 올해 냉해농가에 대한 지원으로 법으로 허용된 7백6억원이외에 1천90억원을 증액했습니다"라며 냉해피해보상에 대한 정부조치를 자신감에 찬듯 말했다.그러자 이에 농민출신 박경수의원이 발끈했다. 박의원은 "88년부터 92년까지의 벼생산량을 평균하면 3천8백42만섬이다. 그런데 장관은 3천5백94만섬이라고 2백48만섬을 축소 조작했다"면서 공격을 퍼붓기 시작했다. 그는 이어 "나도 40여년간 농사를 짓고 있지만 올해같은 냉해는 처음이다"면서 "단군이래최악의 냉해를 겪은 농민들에게 고작 1천90억원을 지원한 것이 정부의 특단이냐"며 매섭게 힐난했다. 박의원은 또 "소 돼지 개등 가축을 많이 키우는 농가를 냉해보상대상에서 제외시킨 정부는 아마 해방후 이정권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가축수를 농지로 환산한 것은 개도 웃을 소리"라고 공격을 퍼부었다.(환산기준 1ha당 소 15두, 돼지 1백두, 젖소 10두, 토끼 친칠라 2천5백수, 닭6천수)이에 허장관도 지지않고 버텼다. 허장관은 "금년은 벼재배면적자체가 2만1천정보가 줄어져 그렇게 계산된 것이지 통계자체에 잘못이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가축을 키우면 새끼를 낳는등 소득을 얻게 되고 올해는 가축농사가 딱할노릇은 아니다"고 말하는등 시종 의원들을 나무라는 듯한 모습을 띠었다.이에 이해찬의원이 "가축의 농지환산으로 재해지원대상에서 빠진 농가는 얼마나 되느냐"고 물고 늘어지자 허장관은 "농수산부는 냉해면적을 30%이하,30-50%, 50-80%등의 기준으로 조사했는데 그같은 자료는 시도에 있을지 모른다"며 옹색하게 말했다.

김중위예결위원장도 허장관의 자세가 못마땅한듯 그를 향해 "지난 토요일 장관에게 답변준비를 충실히 하라고 했는데 이렇게밖에 못하느냐"며 고함을 질렀다.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등 갈길이 바쁜 이날 예결위도 허장관의 불성실한 답변에 대한 여야의원들의 비난섞인 항변으로 오전을 허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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