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훈령조작미궁-사람마다 얘기달라 의문증폭

이동복안기부장특보의 훈령조작의혹사건에 대해 감사원이 본격적으로 감사에들어갔다.민주당의 이부영의원에 의해 폭로된 이번사건은 그동안 당사자인 이특보의해명과 림동원전통일원차관, 그리고 정원식전총리의 증언으로 이어지면서 정치권의 이목을 끌고 있는 가운데 사람마다 얘기가 서로 달라 의문점이 곳곳에서 불거지고 있다.

우선 첫째로 이당시대변인이 노부모이산가족고향방문정례화와 판문점면회소설치, 동진호선원중 한가지 조건만 관철되면 이인모노인을 송환해도 좋다는훈령을 묵살하고 당초 방침대로 3개조건이 관철되지 않으면 양보하지 말라는독자적인 훈령을 만들었는지 여부이다.

이사건을 제일 먼저 끄집어 낸 이의원은 [이인모송환만 보장되면 다른 두가지사항은 수용할수 있다고 북한측이 반응을 보였는데도 이특보가 서울의 엄삼탁당시기조실장과 짜고 3개조건이 충족되어야 합의할수 있다는 지침을 재확인하는 훈령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는 것이다.

이와관련해 임전차관은 [북한이 이인모노인을 돌려주면 동진호선원귀환이외의 두가지사항을 수용할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 정수석대표(당시총리)에게 보고하고 승낙을 얻어낸뒤 새로운 지침을 얻기위해 상황실로 타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대해 이특보는 [정수석대표와 상의를 거쳤다]며 [림차관의 얘기는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이특보는 [상황실장(당시 엄안기부기조실장)이 {임대표가 이런 전문을 보내라고 하는데 대표단간에 얘기가 된 것입니까}라고 묻길래 {그런일 없다}고 한후 잠을 자고 있는 정총리를 깨워 상의를 했다]면서[당시 북한이 두가지 조건을 수용할듯이 언급한 것은 림대표의 개인생각으로판단했다]고 밝히고 있다.

서울에서 누가 보낸것인지는 확인되고 있지는 않지만 일단 다음날인 17일 오전 7시15분 평양에 도착한 {기존방침고수}내용의 훈령은 정총리를 비롯 이대변인, 임대표 모두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일단 엄안기부기조실장이 보낸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누구와 상의를 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정작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17일 오후 4-5시경에 평양에 온 청와대훈령건의 묵살 여부이다.

이의원은 [이특보가 혼자만 알고 이를 묵살했다]고 주장했고 림전차관도 [서울에 와서 알았다]며 대표단에 전달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며 정수석대표측도[정총리가 17일 만찬이 끝난후 오후 10시쯤 이를 전달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시 정총리는 {이왕 늦었으니 다음에 보지}라고 말했다]고 전언, 사실상 회담후통보를 받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와관련 이특보도 [회담이 사실상 종결되었을 당시 청와대훈령이 보내져 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는 [17일 두번째 본회의가 오후 4시40분에 시작6시30분에 끝났고 이어 만찬이 이어졌다. 당시 서울의 새로운 훈령이 오후5시쯤 도착했고 내가 받아본 시각이 오후 9시30분이었으며 이훈령을 즉시 정총리에게 보고했다]고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임전차관은 [정총리가 18일 오전8시40분경까지 모르고 있더라]고 증언, 정총리의 얘기도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다.

여기서 청와대훈령을 보내고 받은 시간대가 중요한 쟁점이다.이의원은 청와대가 이날오후 4시쯤 훈령을 타전했다고 폭로하고 있고 이특보는 평양에서 5시에 도착한 이훈령을 오후 9시30분에 받아보고 이를 정총리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고 정총리측도 이시간쯤 이를 전달받았다고 말하고있다.

이들의 얘기를 액면그대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러면 과연 두번째 본회의시작전이나 도중이라도 충분히 청와대의 훈령이 전달될수 있었는데도 무려5시간이상후에나 전달되었느냐]하는 의문이 생긴다.

또하나의 의문점은 정수석대표가 17일 0시30분에 새로운 지침을 달라고 서울로 보낸 전문이 왜 상황실장의 직속상관인 이상연당시 안기부장이 10시간 넘어선이후에야 받아보았느냐는 점이다.

또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것은 사후처리를 둘러싼 정부내의 이견이다. 이특보사건관련 조사대목도 엇갈리고 있다. 이특보는 [이미 정부조사결과 다르다는점이 밝혀졌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반해 임전차관은 [정부의 공식적인 조사가 있었다면 나에 대한 조사가 제외되었겠느냐]며 반문했다. 또 당시 최영철통일원장관은 작년 10월26일 국회답변에서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한데 비해황인성총리는 지난7월3일 [조사결과 본인책임이외에 통신상호협조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이특보에게도 일부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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