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 이기택대표 기자회견 의미

[쌀수입 개방은 어떠한 희생을 감수하더라도 막아야 한다. 무분별한 개방론과 비교우위론을 빙자해 쌀을 개방하고자하는 세력은 반민족적 행위자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이기택민주당대표는 30일오전 국회에서 쌀시장개방문제와 관련한 특별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하면서 쌀개방을 반대하는 농민단체 재야 사회단체와 쌀수입개방결사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할 것을 제의했다.범국민대책위는 1천만명 서명운동을 전개해 이명단을 GATT에 전달하고 제네바에 특사를 파견해 GATT회원국에 대한 직접적인 호소를 병행해 나갈 것임을밝혔다.

민주당의 이날 태도표명의 직접적인 원인은 전날 김영삼대통령의 국회연설에서 찾을수 있다.

이대표는 전날 김대통령의 국회연설에 앞서 쌀수입불가방침을 재차 표명해줄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김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쌀문제를 합의한적이 없다고만 할뿐 개방불가방침을 언급하지 않는것은 쌀개방으로 몰고가기 위한 고도의 다단계 충격완화조치라고 판단하고 있다.

또한 UR협상에서 GATT가 채택한 {예외없는 관세화}란 일반적이고 선언적인의미에 불과하다고 보고 있다.

이같은 입장에 따라 이대표는 [현정부가 이러한 일반원칙에 모든 국가가 순응해야 하는 것처럼 강조하는 것은 외교적인 협상을 포기한 것으로 농업을 포기하겠다는 것]이라며 부속합의서나 이면협상등을 통해 쌀시장개방만은 저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대표는 또한 [현정부의 쌀개방문제에 대해 국민을 기만한 점이 알려질 경우에는 김정권의 도덕성은 엄청난 국민적 저항에 봉착할 것]이라고 쌀시장이개방될 경우 장외투쟁등 극한투쟁도 불사할 방침임을 경고했다.그러나 한편으로는 전날 김영삼대통령의 국회본회의연설에 불참하면서 당지도부를 성토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이날 연설에서 쌀문제와 정기국회운영과 연계한다는 직접적인 언급이 없어 일단은 정국의 극한대치는 면하게 되었다.이대표는 개혁입법과 과거청산, 새해예산안심의등 3대현안이 정기국회내에반드시 처리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쌀수입개방 저지를 위한범국민운동을 병행 추진해 나갈 방침임을 밝혔다.

이같은 태도는 쌀개방문제를 바라보는 보다 냉정한 시각에 대한 배려와 함께극한투쟁의 명분확보를 위한 수순확보로도 보여진다.

당내에서도 농촌출신이나 농림수산위 소속의원들을 제외하고는 쌀시장개방이불가피하지 않나 하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량안보차원과 우리 농촌의 실정을 감안할때 쌀개방이 불가하다는데는 동감하나 국제통상현실을 감안할때 우리만 쌀을 고수하면서 GATT에서 탈퇴할수야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박정훈의원은 [쌀시장을 고수해야하나 국제현실을 감안할때 우리만 끝까지이를 반대하면서 GATT에서 탈퇴할수야 없지 않느냐]라며 표면적으로는 강경투쟁을 벌이되 내부적으로 쌀시장개방에 대비해 농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할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29일 최고회의에서도 쌀문제에 대한 한미정상간 협상내용을 밝힐 것을 요구하면서 쌀개방이 갑자기 현실화될 경우 대책부재등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대한 우려가 지적되기도 했다.

또한 정국대치상황을 더욱 가속화할 경우 쌀개방을 반대했다는 면피는 할수있을지 몰라도 쌀이라는 현실문제에 책임정당으로서 과연 타당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는가라는 질타를 예상하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대표를 중심으로한 당내 온건론자들의 이같은 입장은 여야영수회담등 과정을 거치면서도 해법이 찾아질 가능성이 없다고 보여져 농산물협상시한인 15일이 다가오면서 민주당이 장외투쟁과 국회농성등 극한투쟁의 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짙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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