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민주화 투쟁 함께 안기부법 격돌

김덕룡정무장관과 이부영의원, 손학규의원과 이해찬의원. 이들은 과거 군사정권시절 재야나 야권에서 민주화투쟁을 함께한 동지들이다. 그러나 새 정부가 들어선 이후 여야로 갈라진 이들은 이제는 동지가 아니라 적으로 대면하고있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최근 이들은 예산안의 법정기일준수와 안기부법개정을 둘러싸고 서로 설전을벌이며 감정을 올리기도 했다.

o...6.3세대로 30년간 막역한 친분관계를 지녀온 김장관과 이의원은 국회내김장관방에서 지난 1일 새벽0시10분 한판 붙었다. 이들은 얼마전까지만해도정계개편의 파트너로 인식된 장본인들이다.

이날 김장관은 "법정시한을 지켜야지. 막무가내식 정치는 야당에도 도움이되지 않아"라고 말문을 꺼내자 이의원은 "여당은 매사에 조급하고 일방통행식이야. 시한을 넘기더라도 좀더 노력해야지"라고 응수, 서로의 감정이 격앙되기 시작했다.

계속 이들의 말싸움은 이어졌다. "강행처리하면 문민의 이미지만 날아갈것"(이의원) "야당이 협상할 생각이 있느냐. 분명한 안을 가지고 오라"(김장관)"안기부의 수사권만 검찰로 이관하면 만사형통이지"(이의원) "남북간에 긴장이 엄존하는 현실에서 안기부의 수사권은 필요하다"(김장관) "벌써 잊었나.자네도 고초를 겪어보지 않았나"(이의원) "왜 잊겠나. 하지만 시대가 변해 인권침해는 없을 것이네. 과거의 잘못으로 안기부를 위축시키면 득보다 실이 많지"(김장관) "수사권을 축소하는 방안이 어떤가"(이의원) "변호인접견권 영장제시등을 의무화해 인권침해요소를 없애고 국회정보위에 안기부예산 실질심사권을 주면 되지 않는가"(김장관) "융통성이 너무 없군. 내년초 노동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을 걸세. 쌀개방으로 농민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고..."(이의원)"국정전반을 생각해보게"(김장관)

결국 김장관과 이의원은 30분간 설전만 벌이다 국회정문을 침통한 표정을 지으며 따로 따로 나섰다.

o...서울대 문리대 선후배사이이며 재야시절 함께 고생한 민주당의 이의원(41)과 민자당의 손의원(47)도 지난 25일 심한 언쟁을 벌였다. 지난 87년 손의원은 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원장, 이의원은 민통련정책부실장을 맡는등 재야의당대이론가들로 전두환정권에 저항했다. 이들의 말다툼의 소재는 예산안의법정기한내 통과문제였다.

이의원이 민주당이 의사지연전술을 사용하고 있다는 여당측의 주장에 대해"심도 있는 심의를 위해서라면 법정기한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하자 손의원은 "심도 있는 심의도 좋지만 헌법에 기한을 정해놓은 이유도 생각해 봐야한다"며 답답한 표정을 지었다.

이에 이의원은 "헌법을 안지키려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고 물고 늘어지는등양자간의 설전이 10여차례 계속되었다.

두사람은 현재 '서울대 학생운동출신 의원모임'에서 한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만나는등 교류는 잦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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