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국회가 이래도 되는가

세상이 바뀌었다는 문민시대의 국회가 이래도 되는것인가. 2일 새해예산안법정처리시한에 쫓긴 여당이 3개분과위에서 끝내 변칙처리를 강행하고, 본회의에서의 통과를 강행하려다 이를 저지하려는 야당과의 격렬한 몸싸움을 벌였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의 심정은 한마디로 착잡하기 그지없다.민주주의의 꽃은 국민의 의사를 대변하는 의회가 제기능을 다하고 정상적으로 운영될때 활짝 필수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러기에 의회정치는 충분한 토론을 거쳐 합의를 도출하는데서 발전을 거듭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어제 우리국회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여&야간의 토론은 오간데 없이 한쪽은날치기로, 다른 한쪽은 결사저지의 막다른 골목으로 치달아 극한대립의 구태를 어김없이 되풀이했다.어제 예결위와 농림수산위 재무위에서 변칙처리된 새해예산안, 추곡수매동의안, 세법개정안등은 하나같이 국민생활과 직결되는 중요사안들이다. 그것이중요하기 때문에 법정처리시한내에 통과시키려는 여당의 방침은 충분히 이해할수 있다. 또 그 중요도 때문에 여당안대로 통과시킬수 없다고 버티는 야당의 의도도 일응 동정이 간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아직도 국회의원들이 욕설과 주먹질이 오가는 난장판의정의 추태를 보여야 하는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일이다. 보다 진지한 토론을 통한 의연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다는 것인가. 특히 개혁을 통한 신한국창조를 부르짖는 여권이 과거 권위주의시대에서나 있을 법한 벼량끝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설사 격렬한 토론끝에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면 법정처리시한을 넘기는 한이있더라도 다시 머리를 맞대고 의논을 거듭해야 할 일이다. 더욱이 여당의 입장에선 처리마감시한에 얽매여 변칙통과를 강행했을때의 후유증이 어떠할 것인지는 한번쯤 고려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강행처리쪽을 택한 민자당은 국정을 주도하는 집권공당으로서의 1차적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야당 또한 대안없는 강경론만을 내세워 반대일변도로 나가는 것은 결코 잘한 일이라할 수 없다.

무릇 시대는 변했다고들 하는데 국회는 전시대인물들이 그대로 남아있기에파행국회가 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의 국회의원들부터 의식을 바꾸어야 한다. 강경만이 득세를 하고 온건과 합리가 뒤로 밀리는 상황에서는 올바른 국회상을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오늘 여당은 본회의에서의 통과를 강행할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재고하기를 촉구한다.우리는 국회가 난장판이 되는 것은 원치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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