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시장 개방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정치권의 움직임이 부산해지고 있다. 청와대는 국민들의 들끓는 감정을 진정시킬 수 있는 묘안찾기에 부심하고 있고 행정부측은 5일에 이어 6일에도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개방에 따른 후속조치를마련하는 한편 개방반대 시위대책회의를 잇따라 가지는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또 민주당등 야권은 김대통령의 사과와 내각 총사퇴를 요구하는등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청와대**
0...청와대는 제네바로부터 쌀개방 소식이 전해지자 내색은 하지않으면서도"어차피 피할 수 없었던 일 아니냐"며 오히려 담담한 표정들.정부협상대표단인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 일행이 제네바로 출국한 이후 줄곧비상근무를 해온 경제비서실 관계자들은 쌀개방 그 자체를 충격으로 받아들이기보다는 관세화 유예기간및 최소시장 접근비율등 어떻게 가장 유리한 개방조건을 얻어내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
박재윤경제수석비서관은 "아직 협상이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우리가 {어느선}을 희망한다는 것은 오히려 협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함구.그러나 청와대는 쌀개방에 가장 큰 부담을 느껴야 하는 사람이 바로 김영삼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내심 안절부절하는 모습이 역력.
특히 김대통령이 대통령후보 당시 "대통령직을 걸고 쌀 개방을 막겠다"고까지 굳게 약속을 해놓고도 막상 사태가 눈앞에 닥쳤는데도 이에대해 한마디 언급조차 없는데 대한 국민들의 따가운 비난에 몹시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이때문에 일부에서는 "지금은 분명 평상국면이 아니다"라며 국면전환을 위한모종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 같다는 견해를 내비치기도 했다.특히 청와대 내부에서는 쌀 개방 문제가 마무리되고 정치개혁입법등이 처리되는대로 민심수습등 국면전환을 위한 대대적인 내각개편과 당직개편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와함께 8일 청와대에서 있을 신경제회의에 맞춰 김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나올지도 모르겠다는 말도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어떤 조치로도 쌀 개방으로 인한 국민들의 감정을 누그러뜨리기는 어렵다는 점이 가장 큰 딜레마라는 것이 청와대측의 공통된 분위기다.**여권**
0...민자당은 전날 김종호정책위의장, 서상목정책조정실장, 정시채국회농림수산위원장등이 목전에 이른 쌀개방문제에 대한 긴급대책회의를 가진데이어6일 오전 김종필대표주재로 고위당직자회의를 갖고 당차원의 대처방안에 부심하는 모습.
고위당직자회의에 앞서 김정책위의장은 "끝까지 정부가 좋은 조건으로 {쌀협상}에 임하도록 적극 뒷받침할것"이라며 "쌀개방대책 관련예산은 조금도 주저하거나 인색해서는 안된다"고 강조. 김의장은 "쌀개방이 이제 {시간문제}임을전제한듯 제일중요한것은 농촌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으로 농촌구조조정작업을최대한 조속히 앞당겨야할 것"이라고 언급.
그러나 김대표는 회의에서 "전부터 (쌀개방을)말하지 않았느냐"며 "대통령께서 무슨 대책이 있겠지"라며 속수무책인 입장을 표명했으며 신경식총재비서실장은 "이상하게 화살이 김영삼대통령에게 놓이는데 UR협상은 7년전부터 진행된것으로 김대통령은 이미 출발한 기차에 탄것이라고 {면피}에 급급한 모습이어서 빈축.
한편 당지도부는 이날 오후 의원총회를 열어 쌀개방과 관련한 당론을 확정,개방불가피}성홍보등 대국민설득작업에 적극나서는 한편 농업구조조정작업등농민피해 최소화방안 마련을위해 지난달 구성된 당국제화전략특위를 중심으로 한 비상대책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나 {쌀개방불가}에서 {개방불가피로 선회한 입장설명을 국민들에게 어떻게 설득해 나갈지 난감한 모습들.**야권**
0...민주.국민등 야권은 "기어이 올것이 오고야 말았다"며 허탈감을 표하면서 "도대체 누구의 무슨 말을 믿어야 하느냐"며 꿀먹은 벙어리 같은 정부여당의 태도를 강도높게 입을 모아 비난했다.
결국 "절대 안된다"고 큰 소리만 지르다가 얻은 것 하나없이 다 내주는 꼴을초래한 정부측은 반드시 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생존권이 위협받는농민만이 아니라 국민들까지도 속인 것은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는게 야권의주장이다.
민주당이 가장 불만을 표하는 것은 아직 김영삼대통령이 쌀문제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않고 있다는 것. 정치권의 반쪽인 야권에 아직 일언반구 협조를 구하지 않고 거짓말로만 독주하다 결국 이지경까지 내몬 것에 섭섭함을 넘어 분노를 표하고 있다.
민주당은 먼저 김대통령의 대국민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황인성내각의 총사퇴도 아울러 요구하기로 했다. 박지원대변인은 쌀개방소식이 들리자 성명을 발표하고 "진짜 이세상 이나라에는 믿을 사람이 없다"며 정부가거짓말 경주만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국민.신정.무소속등 군소정치권도 정부측의 기만적인 태도를 강도높게 비난했다. 국민당의 박구일사무총장은 "결국 정부가 큰소리만 뻥뻥치다가 이지경까지 초래해 거짓말만 한것"이라며 "정부는 거짓말은 이제 그만하고 진정으로농민을 위한 정책을 개발, 법적 제도적 뒷받침을 해나가야 하고 정치권도 밤낮 싸움질이나 할것이 아니라 합심해서 이 사태에 대처해나갈 방안을 강구해야 할것"이라고 주장했다.
**행정부**
0...황인성국무총리는 이날 오후3시쯤 보도진을 피해 삼청동 총리공관에서긴급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하고, 쌀문제에 대한 정부의 후속대책과 대농민 무마대책을 논의.
회의는 1시간30분가량 시종 무거운 분위기속에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참석각료들은 특히 야당과 재야단체, 농민단체등이 연대한 과격시위가 확산될가능성에 깊은 우려를 표명.
이날 회의는 처음부터 보도진을 피해 시작돼 회의시간동안 언론인의 공관출입까지 엄격히 통제하는 등 보안에 신경을 썼으며 비서실 직원들은 아예 회의개최사실 자체조차 "모른다"고 일관.
정부는 이와관련, 6일에도 황총리주재로 치안관계장관회의를 여는 등 시위확산 대비책마련에 나설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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