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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미국산 전복과 한국산 전복

미국서부의 끝인 태평양 해안에 전복이 지천으로 있다. 미국인들은 전복을잘 안먹기때문에 잡지를 않는다. 한국교민들이 물놀이를 나가서 양동이에 주워 담아온다. 잡을수 있는 크기의 제한이 있는것을 모르고 아무거나 잡았다가순찰경관에 적발되어 벌금을 무는 에피소드도 있다.그렇게 잡혀온 전복들이 한국식품점에 등장한다. 진열대에 놓인 이 전복을처음 보았을때 그 크기에 놀랐다. 껍질은 떼어내고 살 부분만 비닐봉지에 넣어 두었는데 2파운드 전후가 되었다. 그색 또한 검푸르러 느낌이 이상했다.이게 전복인가 싶었다. 전복을 좋아하는 터라 몇번 망설이다가 사와서 먹어보았는데 양만 많을뿐이지 색깔처럼 맛도 형편없었다. 한국산 전복은 다르다.자그마하나 예쁘고 맛도 그만이다. 야들야들하고 쫄깃쫄깃해서 씹는 맛이 일품이다. 약한 불에 오래 끓이면 노오란 물색이 마치 인삼 달여 놓은것 같다.어디 전복뿐이랴. 산천의 형세와 물과 흙과 바다와 하늘과 바람과 이 모든자연들이 어우러져 동식물과 인간을 만든다. 이 나라 산천은 농.축.해산물을전복처럼 작지만 예쁘고 참맛이 나도록 만든 것이다. 그 가운데서 태어나 그것을 먹고 살아온 인간의 생체조직은 그 자연물들과 합치한다고 믿는다.신토부이, 쌀 개방문제로 세상이 시끄러운터에 우리 농산물이 우리몸에 좋다는 정도의 피상적 표현에 그칠것이 아니라 창조주의 섭리를 온 국민이 몸으로알게하자. 좀 비싸더라도 우리것을 사먹으려고 애쓰게 될것 같다. 농민과 관련단체들이 생명을 걸고 품질과 원산지를 보증하는 방법을 고안해 낸다는 전제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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