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편량이 많아지는 요즈음이다. 우편함에서 문득, 자신의 이름이 적힌 편지를 발견했을때, 우선 어떤 기대감으로 가슴이 설레게 된다. 이런 편지에 대하여 아름답게 읊은 어느 시인의 한 구절의 시가 있다.{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사나흘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그건 발효기간이었댔습니다/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이처럼 보내는 사람의 정성어린 마음이 우리들의 사이를 푸르게 만드는 그런편지를 요즈음은 받아보기 힘든다. 아니, 보내기도 힘이 든다.세밑이 되면, 새해를 축하하며 보내는 편지인 연하장 사용이 많아진다. 대기업.공공기관에서 해마다 연례행사처럼 만드는 연하장을 올해는 대폭 줄여서인쇄한다고 한다. 연말의 바쁜 우편행정에 큰 도움이 되어 다행스럽기는 하지만, 현대의 생활에서는 연하장 사용은 이미 필요불가피한 일이 되었다. 시간절약상 좋은 방편이기는 하지만, 인쇄된 의례적인 인사의 말에 보내는 자신의 이름마저 인쇄된 연하장을 받았을 때의, 씁쓸하고 서운했던 기억들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뜯어보자 마자 쓰레기통으로 던져지는 연하장은 정말 보내지 않는 것만 못하다. 이때, 쓰레기통으로 던져지는 것은 한장의 연하장만이 아마 아닐 것이다.짧게 한 두줄이라도 성의있는 자필로 받는 사람에게 걸맞는 새해의 덕담을적어 보내자. 비록 짧은 글이기는 하지만, 글에 담긴 그 마음들이 사나흘 발효되어 분명 우리들의 관계를 더욱 푸르르게 해줄 것이다. 희망차게 다가오는새해의 아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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