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통단지등 의욕앞서 "낭패"

지난7일 대구시의회 산업위는 산업경제비부문 계수조정에서 텍스피아대구 설계공모비및 보상비 6천만원과 시립섬유대학 건립기본실시설계비등 8천8백여만원을 전액 삭감했다.이두사업은 이의익대구시장이 특히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인데다 이시장이 북경대구섬유전시회 참석중 결정, 지역에 상당한 파문을 일으켰다.시의회의 이같은 결행논리는 간단하다. 이 두사업은 지역숙원사업인 것만은사실이나 현재 대구시가 중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북구검단동 종합유통단지 조성사업과 맞물려있어 우선순위를 결정해준 것이다.

그러나 이시장귀국후 상황은 달라졌다. 시의회에서 텍스피아를 {21세기 경제센터}로 명칭만 바꾸고 다시 이사업의 예산을 부활시킨 것이다.모처럼 시의회의 진지한 결정에 내심 찬사를 보내던 대구시 실무자들은 갑작스런 반전에 당황한 빛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종합유통단지의 분양률은68%로 지지부진한 형편인데 여기다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면 유통단지 자체가흐지부지될 것은 뻔한 일이다.

올해 지역경제계는 유난히 많은 과제를 안고 있으면서도 또 숱한 새로운 사업들이 시작됐다. 벽두부터 떠들썩했던 삼성자동차 유치부터 시작, 종합유통단지, 텍스피아 건립문제, 섬유관련 연구소 설립, 국제공항화, 무역센터 유치에다 신경제이후 불어닥친 국제화분위기등 엄청난 변화가 있었으나 지역숙원사업중 어느것하나 본궤도에 올려놓은 것이 없다.

보따리만 잔뜩 풀어놓고 매듭은 짓지 못하는 무능한 행정, 전시용 행정이란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이번 텍스피아 문제는 시정업무의 손발이 얼마나 맞지 않으며 또 얼마나 여론을 무시한채 위로부터의 일방적인 업무추진이란 것을 잘 반영해주고 있다.행정위주의 경제정책이 아직도 활개를 치고 있다는 것은 지역경제발전에 커다란 위협일 뿐이다.

올해 유난히 많았던 국제나들이에 대해서도 근본적으로 지적돼야 한다.지역기업들은 지난 11월 제다 국제박람회를 비롯, 올해 7개 국제전시회.박랍회에 참가, 모두 3천1백만달러의 계약및 상담실적을 올렸으며 2차례에 걸친해외개척단파견은 기대이상의 성과를 올리며 지역기업인들에 국제감각을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그중에서도 대구섬유 북경전시회는 지역단위로서는 전국에서 처음 치러진만큼 올해 지역경제계 최대의 이슈였다.

지역경제계대표는 물론 시청.의회.유관단체등 1백30여명의 인사들이 소위 대구시를 중국에 알리기위해 다녀온 것이다.

그러나 일부 지역대표들이 중국현지에서 보인 행동은 아집과 자기과시의 테두리를 벗어나지못해 국제화는 커녕 집안 망신만 시키고 왔다는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출발할때부터 북경국제행사를 무슨 관광행사처럼 여긴데다가현지에서의 매끄럽지못한 행사준비, 기업인간의 내부갈등, 일부 공무원의 추태등으로 인해 대구홍보는 커녕 먹칠만 하고 왔다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지역발전을 위해 사업을 확장하고 국제안목을 넓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이를 위한 각계의 마음가짐부터 새롭게 해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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