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출판계는 {책의 해}라는 대대적인 독서운동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불황을 벗어나지 못했다. 양과 질 모두의 측면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것이 출판관계자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대한출판문화협회 집계에 따르면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발간된 책은 모두 2만3천5백57종에 1억2천4백59만권으로 불황이 심했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종류는 5.1% 늘었으나 부수는 오히려 2.5%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책을 읽는 사람이 이끄는 사회}라는 책의 해 캐치프레이즈에도 불구하고 이 운동이 범국민적 독서열기를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했다는 반증인 셈. 해마다 5-10%씩 늘어오던 발행부수가 감소한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이가운데 지난해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면서 유사소설류의 양산을 가져온역사소설류가 올들어 급격히 퇴조하는 양상을 보였다. {우암 송시열} {민적}{소설 장보고}등 역사소설류가 간간이 나왔지만 지난해만큼 독자들의 눈길을 잡지는 못했다. 반면 올해는 장르에 관계없이 다양한 책들이 독자층을 균점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가운데 최고 인기를 누린 것은 수능시험대비서. 교육제도 개혁이후 기초논리를 강조하는 책들이 인문과학부문 베스트셀러를 다수 점하면서 출판계의 새로운 인기종목으로 부상했다. 위기철씨의 {반갑다 논리야}(사계절.전3권)시리즈는 대입제도 개혁이후 판매에 탄력이 붙으면서 발간 1년만에 90쇄 2백만부를 돌파하는 초베스트셀러로 자리를 잡았고, 도서출판 새날의 {이야기속의 논리학} 돌베개의 {다시 쓰는 한국현대사}등도 꾸준한판매량을 보였다. 자연과학부문에서 김영사의 {재미있는 물리여행}등 여행시리즈가 인기를 누린것도 같은 맥락. 한편 무거운 주제를 가벼운 읽을거리로소화해낸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발간이후 계속 베스트셀러에 오른 것은 이 분야의 책도 내용만 충실하면 얼마든지 베스트셀러가 될 수있음을 확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스님들의 책들이 널리 읽힌 것도 특이한 현상. 석용산 스님의 {여보게 저승갈 때 뭘가지고 가지}나 {마음에 타는 불 무엇으로 끄려는가} {마지막 입는옷에는 주머니가 없네}(언어문화)등 스님들의 행적을 그린 책들이 쏟아져 나왔으며 {여보게...}는 이같은 책으로는 처음으로 1백만부를 넘어서는 기록을세웠다. 또 성철스님의 열반을 계기로 법어집등은 한때 품절되는 등 불교관련서적이 초겨울 독서계를 강타하기도 했다.
문민정부 출범이후 한동안 금기시 돼 오던 일제하 친일관계 책들이 잇따라나온 것은 성과로 풀이된다. 불교계의 친일행각을 밝혀낸 {친일 불교론 상.하}(민족사) 반민족문제연구소의 {친일파 99인}(돌베개) 학민사의 친일파시리즈3권등이 손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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