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UR보다 더 큰일

고위공직자 한분이 시장개방의 불가피성을 말했다가 '미국앞잡이'또는 '제2의 이완용'등의 비난여론에 밀려 공직에서 물러났고 비슷한 논리를 폈다가 분뇨세례를 받은 학자도 있었다는 기사를 최근 읽은적이 있다.이 희화같은 얘기에서 나는 쌀시장개방으로 우리농민의 고통이 정말로 크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UR은 우리에게 피할수 없는 위협이자 기회이기도 하다. 하지만 냉정히 살펴보면 아직은 기회이기 보다는 위협이 크다. 지난7년동안 UR협상이 꾸준히 진전되어 왔는데도 우리는 거론조차 봉쇄해 왔던거다. 지도자들이 세계사의 흐름과 UR의 의미에 대해 계속 논의하고 국민들도 알게 했다면 개방의 충격은 그만큼 덜했을 것이고 살아갈 길을 스스로 모색해온 국민도 많았을 것이다.18년전쯤 LA 타임스의 공해관련 특집기사에 서울의 공해가 LA의 자동차매연과 뉴욕의 쓰레기와 동경의 수질오염을 합쳐놓은 것과 같다는 내용이 있었다.얼마후 서울에 출장을 갔다.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와 아현동 고가도로아래를 지나는데 연탄가스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그 기사의 기억과 연탄냄새가얽혀서 충격을 증폭시켰다. 서울에 머무는 동안 이 얘기를 했더니 가까운 친구가 "저 친구 언제부터 미국에 가 있었다고 공해얘기나 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고 들하니 말 조심해라"고 충고해 주었다. 사적인 한담마저 입막힘을 당해야 하는 풍토. 그것은 대원군시절이나 오늘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UR뒤의 세계적 이슈는 공해문제다. 그것은 UR과 비교될수 없을만큼 극복하기 어려운 민생문제일게 분명하다. 입을 틀어막아 문제를 미봉해가는 우(우)를 반복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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