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2.21개각 의미와 전망

이회창국무총리 기용에 이어 단행된 {12.21}개각은 부총리 2명을 포함한14개부처의 장관이 대폭 바뀌는 사실상의 조각이라할 수 있다.그러나 그 규모에 비해 내용면에서는 {지속적인 개혁을 통한 새로운 국제화시대에 대비}라는 청와대가 밝힌 개각 배경의 의미에는 크게 미흡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김영삼대통령은 이번 개각과 관련 "우루과이 라운드(UR)협상 타결에 따른 국제화 개방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것"이라고 설명, 개혁과 경제를 두축으로 삼고 있음을 거듭 천명했다.

그러나 새로 입각한 각료들이 개혁과 국제화 대비에 적합한 인물들이냐 하는점에는 동의할 수 없는 측면도 적지 않다.

정재석경제, 이영덕통일부총리등 구시대 인물과 김대통령의 측근들이 대거기용된데 대해 벌써부터 일각에서 신선감과 전문성의 결여라는 지적과 친정체제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번 개각의 가장 큰 특징은 김대통령이 측근들을 대거 요직에 기용함으로써국정을 친정체제로 이끌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김대통령이 이번 개각에서 민주계의 최형우내무 서청원정무1 김우석건설부장관과 이병대국방장관을 기용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최장관은 두말할 필요없는 최측근이고 서정무1, 김건설장관은 김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이다.

특히 최의원의 내무장관 기용은 김대통령의 집권2기 국정운영구상을 읽을수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할수 있다.

이는 개혁의지의 공직사회 확산이라는 점 외에 95년의 지방자치단체장선거에대비한 포석으로 보여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들의 부정입학 문제로 민자당사무총장직을 물러났던 최의원을 9개월만에 개혁일선에 전진배치한 것은 정치적 시비거리가 될수도 있을 것으로보인다.

이경재청와대대변인은 이에 대해 "최장관이 그 문제로 너무 큰 벌을 받았다고 보는것"이라며 "국가가 찾는 다른 목표에 기여할수 있는 것도 뜻이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김대통령의 경남고 후배인 이국방장관은 경북출신에 하나회출신이면서도 현역시절 민자당의 대표였던 김대통령 지지발언을 하다 중장으로 예편당한 YS맨이다.

군개혁을 주도해온 권녕해국방장관의 경질은 그의 공로를 인정하면서도 최근무기사기사건등으로 인한 여론의 반영으로 풀이된다.

이번 개각의 또다른 특징은 개인적 또는 정책과 관련, 여권 내부에서 문제가됐던 장관들이 모두 물러났다는 사실이다.

황산성환경처 송정숙보사 오병문문교장관과 한완상통일원 이인제노동부장관이 그들로서 이는 업무장악력 시비와 불협화음을 제거하겠다는 김대통령의 의지로 보여지고 있다.

김대통령이 정교통장관을 경제부총리로 기용한 것은 그의 업무추진능력과 실무경험을 높이 샀으며 경제관료선배로서 경제팀의 팀웍조성을 고려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총리가 오랫동안 경제현장을 떠나 있었던 공백을 어떻게 극복하고 경제를 원만하게 이끌어 갈 것인가 하는 것은 미지수다.특히 UR후유증 치유라는 시급한 과제를 안고있는 농림수산부장관에 김량배청와대 행정수석을 발탁한 것은 대통령의 뜻을 잘 아는 측근으로 하여금 대통령의 의지를 집행하게 하겠다는 의지로 보이나 내무관료 출신인 김장관이 과연난제를 풀어 나갈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노동정책을 둘러싸고 관계부처와 마찰을 빚었던 이노동장관을 남재희전의원으로 교체한 것은 개각발표문에서 밝힌대로 노사안정과 사회안정을 기하고 내각의 팀웍을 고려한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통일부총리의 기용은 정부의 통일정책에 변화가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으로특히 주목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통일부총리와 오교육.이노동장관의 경질을 정부의 보수화로의회귀로 보는 시각도 있다.

또 이총리의 국무위원 제청권 행사에 관심이 쏠렸던 이번 개각에서 이총리는완전한 제청권은 행사하지 못했지만 황영하총무처와 박예흔환경처장관의 입각을 얻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개각에서 지역출신인 이경식.한완상부총리와 권녕해국방장관등이물러나고 이병대국방장관이 입각, TK출신장관은 이장관과 권영자정무2장관등2명뿐인 반면 부산.경남과 충남이 각5명, 서울4명이며 전남과 충북이 각2명,경기.강원.전북.이북이 각1명씩이다.

새 내각이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쌀시장 개방으로 헝클어진 민심을 바로 잡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현안이라 할 수 있다.

또한 UR타결로 새롭게 형성된 국제화 개방화시대에 대비한 국가경쟁력 강화로 국제경제전쟁과 경제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

이와함께 새 내각은 지난번과 같은 약체내각에서 벗어나 김대통령 혼자서 끌고가는 개혁이 아닌 함께하는 개혁을 통해 가시적 개혁성과를 내놓아야 하는것 또한 더없이 중요한 과제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