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비서진 개편 의미

김영삼대통령이 22일오후 청와대수석비서진을 개편함으로써 내각과 청와대참모진용의 정비를 끝냈다.이번 수석비서진 개편은 크게 두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는 정무수석에 측근인 이원종공보처차관을 기용함으로써 내각에 이어 비서실도 친정체제로 끌고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번 인사는 일부 업무추진에 문제가 있는 수석을 교체하고 공석을 메우는소폭에 그쳤으나 주요포스트인 정무수석에 김대통령이 오랜측근을 앉혔다는것은 상당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번 비서진 인사는 이원종차관을 정무수석에 앉히기위한 인사라는 평을 하고 있다.

특히 정치관계법 개정을 비롯한 정치개혁을 추진해야 하는 김대통령으로서는자신의 의중을 꿰뚫어 볼 수 있는 측근이 필요했으며 이수석을 통해 이를 강력하게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수석이 김대통령의 주위에서 정치를 보고 익혀 왔으나 국회의원등정치경험이 전혀 없다는 점에서 함량미달이라는 우려와 함께 {측근챙기기}인사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둘째, 현재의 박관용실장체제의 골격을 유지하고 문책경질이 예상됐던 박재윤경제수석을 유임시킴으로써 신경제의 기조를 포함한 개혁등 기존의 정책을계속 유지할 것임을 천명했다는 것이다.

김대통령은 경제정책의 일관성유지라는 측면에서 박수석의 경질이 바람직하지 않고 쌀시장 개방에 따른 문책성인사는 이경식경제부총리와 허신행농림수산부장관의 교체로 부담감을 덜었다는 생각인듯 하다.

특히 박실장이 이번 내각 인선등에서 보여준 역할과 그간의 탁월한 보좌능력으로 볼때 그의 위상은 앞으로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이번에 행정수석에 이의근경북지사를 임명한 것은 행정경험이 풍부하다는 점외에 새정부들어 수석비서관이 한명도 없었던 TK에 대한 배려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또 신설된 농수산수석에 농촌경제전문가인 최양부농촌경제연구원부원장을 임명한것은 UR협상타결과 쌀개방으로 빚어진 농촌문제를 청와대가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인사를 둘러싼 진통과 뒷말도 없지않았다.

정무수석에서 자리를 옮긴 주돈식공보수석이 강하게 반발, 박실장에게 고사의사를 밝혔으나 김대통령의 설득으로 수락했다.

이때문에 당초 오후2시쯤으로 예정돼 있던 발표시간이 두시간 늦어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경재공보수석을 사실상 좌천시킨 것은 {대통령직을 걸고 쌀시장개방을 막겠다}는 김대통령의 대선공약 연설문에 대한 책임과 보안제일주의를 원칙으로 하고 있는 청와대의 뜻에 충실하지 못했다는 점이 감안된 것이란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