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농촌에 화실 꾸미기" 부쩍늘어

대구를 떠나 근교나 가까운 시골로 작업실을 옮기는 작가들이 늘고 있다.작가들의 이같은 {탈도시}바람은 주로 중견작가층에서 일기 시작, 최근엔30대 초반의 젊은 작가층에까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지난 해까지 10여명이 시골로 옮겨간데 이어 올들어 7-8명이 잇따라 전원작업실을 마련했고 조만간 옮길 준비를 하는 작가들도 적지 않다. 대개 자동차로 30분-1시간 내외의 거리. 작업실만 옮기는 것이 아니라 아예 주거지를 옮기는 경우가 늘어나고 개인전시장을 마련하는등 다양화되고 있다.최근엔 중견 서양화가 이규목씨가 고령군성산면박곡리에 조립식 건물을 지어화실과 자작품전시장을 갖추었고, 서양화가 김우식씨는 같은 마을에 나란히주택겸 화실을 마련했다. 신진 한국화가 장용길씨는 지난 여름 경남창녕군대합면이방리의 한 농가를 빌려 60여평의 작업공간을 마련, 주거를 옮겼고 서양화가 박형순씨는 고령군우곡면연리에 조립식으로 화실겸 주택을 지었으며, 서양화가 김영대씨와 한국화가 최성환씨는 성주군선남면의 폐사한 양계장 1백여평을 임대해 50여평씩 나눠 작업장으로 쓰고 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서양화가 이원희씨는 곧 안동북부지역으로 작업실을 옮길예정이며 적적등도 시골이주를 꿈꾸고 있어 작가들의 {탈대구, 전원 작업실갖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같은 현상은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개인적인 취향이나 번거로운 도시를 떠나 작업에 전념하기 위해서 이기도 하지만 높은 물가고.생활을 압박하는 화실임대료등 도시살이를 지탱하기 힘든 현실적인 문제가 원인인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들어 청석을 재료로한 암각화작업에 열중하고 있는 장용길씨는 [대구에서 30평정도 화실을 유지하는데 드는 월 60만-70만원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시간낭비를 줄여 작업에 전념할 수 있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고 있다]고터놓는다. 박형순씨는 [변두리에 작은 화실을 유지하는 것도 대다수 젊은 작가들에겐 큰 부담이 되는 실정]이라면서 도시화실의 임대료로 시골에 화실을짓는 것이 오히려 실리적이라고 말한다.

작가들의 시골이주가 늘어나자 이를 눈치챈 시골주민들이 땅값이나 집값을대폭 올리는 예도 적잖아 이미 작가가 옮겨 살고 있는 마을의 경우 한두달새2-3배씩 올리는 경우도 있다고.

최근 몇년사이 대구에서 근교 또는 시골로 작업실을 옮긴 작가는 서양화가정병국 권오봉 정대수 김일환 고찬룡 정하수 정태경씨, 한국화가 안병덕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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